박상은 VS 대한제당 '6억 공방전'

2014.07.04 14:31:48 호수 0호

“받았다”…“모른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해운비리'에 연루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의 아들 자택에서 나온 현금 6억원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대한제당에서 받은 격려금이라는 것. 대한제당은 인정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은 박 의원이 지난 6월11일 자신의 차에서 현금 2000만원이 든 돈가방과 서류들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용의자는 박 의원의 운전기사 A씨가 지목됐다. 다음날 A씨는 훔친 돈가방과 서류들을 검찰에 들고 가 '불법정치자금'이라며 신고했다.

돈가방에는 2000만원이 아니라 3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박 의원이 돈가방에 든 현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신고한 셈이어서 '검은돈'일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학술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박 의원 아들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6억원은 아들 자택에서 발견됐다. 일본 엔화와 미국달러화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현금 뭉치는 가방에 담긴 채 집 안 옷장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6억원의 출처를 캐기 시작했다. 하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고 박 의원은 압수수색 10일 째 되는 지난 6월24일 새누리당과 검찰에 각각 소명서를 보냈다.

박 의원은 소명서를 통해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대한제당 자회사인 저축은행의 차명계좌를 통해 설원봉 전 대한제당 회장이 준 격려금"이라며 "이후 회장이 작고하고 난 뒤 현금으로 인출해 한국학술연구원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올해 초 아들 집으로 옮겼다"고 해명했다.


대한제당은 서울 송파구에 본사를 둔 설탕 및 사료 제조 전문업체로 고 설경동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설원봉 회장의 아들인 설윤호씨가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설 전 회장은 2010년 10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박 의원은 기업가 출신 정치인으로 대한전선에 입사해 대한제당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인천 상공회의소 부회장과 경인방송 사장을 역임했고 2000년 인천 정무부시장에 발탁되면서 정치에 발을 디뎠다. 새천년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으로 인천시장 선거에 나가 실패했지만 2008년 한나라당으로 총선에 도전, 지난 18대와 19대 인천 중구, 동구, 옹진군에서 내리 당선됐다.

박 "대한제당서 받은 격려금"
대 "오래전 일로 확인 어렵다"

박 의원은 대한제당 선대 회장인 고 설원봉 회장과 연세대 법대 동문으로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학술연구원이 후원금을 모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회사도 대한제당이다.

박 의원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이 문제의 6억원을 18대, 19대 총선을 치르면서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금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사실상 다른 성격의 돈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계좌 추적을 통해 박 의원의 해명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대한제당은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확인된 것 없다"며 인정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제당은 "격려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시점이 너무 오래 전 일인데다가 설 전 회장이 돌아가신 탓에 당사자에게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확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근 한국학술연구원 부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데 이어 연구원 관계자들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A씨가 3000만원을 신고하면서 제출한 5만원 권 100장 묶음 단위의 돈다발을 찍은 사진의 진위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현금은 없고 돈이 찍힌 사진만으로는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도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박 의원이 거론되던 인천시당 위원장직은 부결됐다. 당내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의원의 제명도 논의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법무법인 바른의 이인규 변호사 등 2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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