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지금 때가 어느 땐데…

2014.07.04 14:32:35 호수 0호

티브로드 ‘슈퍼갑질’ 논란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태광그룹 계열 종합유선방송사업체인 티브로드가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티브로드를 불공정거래, 불법영업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에 신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티브로드는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원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비로 압박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밝힌 티브로드의 횡포는 이렇다. 티브로드홀딩스는 50개의 협력업체와의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면서 케이블방송 가입자 유치 영업실적을 강요했다. 영업수수료는 점수제로 변경했다. 아날로그 영업 점수를 낮추고 디지털 결합상품 영업 점수는 올리면서 일정 점수 이상이 되어야만 영업지원비를 줬다는 것이다. 또 티브로드가 지정한 업체와만 거래하거나 각종 물품을 공급받도록 협력업체들에게 강요했다.

티브로드는 기존 협력업체와 같은 계약 내용으로 같은 지역에 새로운 유통점을 3∼4개씩 새로 내줘 생존 기반을 위협했다는 원성을 샀다. 이에 따라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고객들을 속이는 일도 생겨났다.

단체는 "영업 강요는 불법 영업을 낳고 불법 영업은 고객정보 유출을 낳는 연쇄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각 사업부를 통해 유통점에 제공되는 티브로드 고객정보들이 개인용 컴퓨터나 휴대폰에 저장, 보관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외에 별도의 외주 유통업체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이들 단체는 우려했다. 외주업체들 중에는 다른 업체의 온라인 영업을 같이 하는 업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티브로드의 지나친 영업압박에 일부 업체는 디지털로 전환하지 않으면 텔레비젼을 시청할 수 없다며 아날로그 지역에 셋톱박스를 설치했다. 타사 유료방송을 시청하고 있는데 케이블 방송을 보도록 유도해 한 집에 두 개 이상의 셋톱박스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아울러 적은 요금으로 많은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것처럼 고객을 속이고 실제로는 기본 채널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불법적인 사기성 영업의 주 대상은 노년층이나 이주 노동자들이라고 단체는 설명했다. 이통신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타사 영업이나 불법적인 보조금 지원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입자 권리나 고객정보 관리는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우월한 지위로 불공정 거래 지적
케이블 가입 유치 영업실적 강요

케이블방송은 가입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 2012년까지 전국 가입자수가 1위였던 티브로드는 지난해부터 그 자리를 CJ헬로비전에 넘겨주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 티브로드의 협력업체 압박은 더욱 심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과 티브로드는 2012년에도 부당내부거래와 불법영업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단체는 “티브로드는 여전히 불공정거래 행위와 불법영업을 태연히 자행하고 있다”며 “티브로드가 50여개의 협력업체에 위수탁계약을 맺는 식으로 총수 일가들의 배만 불리는 전형적인 갑질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는 이러한 작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문제를 회피하려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배임과 횡령으로 얼룩진 기업과 총수 이미지를 일신하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법영업 판쳐

티브로드는 단체의 주장에 전면 반박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협력사가 영업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위탁계약서에 포함된 적법한 사항”이라며 “당사가 협력사에게 일방적인 부당한 요구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적인 영업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시로 점검하고 제도적인 장치를 해두었고, 이는 계약내용에도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 임직원 뿐만 아니라 고객정보를 취급 및 위탁하는 모든 협력사에도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여 개인 정보 유출 사고를 방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계약서상 개인정보보호서약서 및 관리지침을 따르게 되어 있고, 위반 시 법적인 조치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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