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홍길동의 후예> 이시영

2009.11.24 09:52:50 호수 0호

“나쁜 일은 빨리 잊죠”


지난해 10월 KBS 2TV <바람의 나라>로 본격 데뷔해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오감도> 등으로 한 발씩 연기자의 길을 향해 발을 디뎌온 연기자 이시영이 영화 <홍길동의 후예>를 통해 스크린 첫 주연 데뷔에 나선다. 이시영은 “이범수 선배님과 작품을 함께하면서 배우의 진정한 자세에 대해서 제대로 배웠다”며 “20~30년 앞을 바라보며 연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시청자분들도 나에게 조금씩 정을 붙여 주시리라 믿는다. 오래 가는 연기자가 될 계획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엉뚱하고 단순한 캐릭터 여주인공 연화 역
악플과 각종 논란 휩싸여…“이젠 호의적”

<홍길동의 후예>는 2009년 현재를 배경으로 홍길동 가문의 후예의 활약상을 그린 코미디 액션영화다. 이범수는 극중 낮에는 음악교사로 평범하게 살고 밤에는 의적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홍길동 18대손 홍무혁을 열연했다. 이시영은 홍무혁의 엽기적인 애인이자 같은 직장 동료인 수학 선생님 연화를 맡았다.



원래 성격도 엉뚱하고 밝아

“연화는 지고지순한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성격이에요.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표준형’은 아니죠. 감정 표현도 솔직하고 스킨십도 과감해요. 이범수 선배님과의 키스신이 몇 번 등장하는데, 다 연화가 막무가내로 덤비는 경우예요. 사랑 표현을 하고, 또 그만큼 확인받고 싶어하는 엉뚱하고 단순한 캐릭터죠.”
예고편에 나오는 ‘고무줄 키스’가 바로 그 예. 이범수의 입술을 물고 늘어지는 다소 엽기적인 키스신은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바 있다.

“NG는 거의 다 제 몫이었어요. 제가 억지로 키스를 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머리채를 잡기도 했어요. 처음 키스신을 촬영할 때 이범수 선배님과 아직 서먹한 사이여서 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신인이다 보니 힘 조절이 잘 안돼서 선배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로맨틱한 키스신이라기보다 과격한 액션신에 가까웠어요.”(웃음)

이시영은 주어진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하기도 했다. 촬영 중 즉흥적으로 바뀐 장면이 많았다고 한다. 연화가 무혁과 헤어진 뒤 그가 홍길동의 후예라는 걸 알고 거지폐인이 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거지폐인이 된 연화가 홍길동 세 글자를 타자로 치는 장면인데 극도로 흥분해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것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위험하다는 만류에도 각도를 달리하며 계속 찍다보니 상처가 생기고 피도 났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영화에는 그 장면이 안 나와 아쉬워요.”

극중 연화처럼 이시영은 꽤 엉뚱하고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녀의 활발한 성격은 화기애애한 가정 분위기에서 비롯된 듯했다.
이시영은 올 한 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급작스러운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는 신인으로 급부상했는가 하면 가수 전진과의 열애와 결별로 짙은 상실감도 맛봤다. 인기와 인지도가 높아지자 그의 성형 전 사진이 각종 게시판에 봇물을 이뤘고 때 아닌 나이 논란에 네티즌들의 입방아에도 올랐다.

하지만 이시영은 각종 논란을 정공법으로 돌파하며 차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성형 사실과 실제 나이를 솔직하게 밝힌 이후 네티즌들의 시선은 오히려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만일 순간적인 인기에 좌우될 거였다면 악플이나 논란에 상당히 흔들렸겠지만 제 계획은 단순히 1~2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에요. 앞으로 20~ 30년을 계속 연기할 거예요. 지금 저를 욕하는 분들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정들지 않을까요. 원래 나쁜 일은 빨리 잊는 성격이에요.”

이시영은 분명 강한 성격을 지녔지만 배우이기에 가슴속에 예민한 구석도 분명히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지만 눈물도 많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 불륜녀 연이 역을 맡아 눈물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매일매일 ‘눈물의 여왕’으로 살고 있어요.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 정도예요. 처음에는 연이 역할에 적응이 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너무 애착이 가요. 연이의 환경이 너무 안타까워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계속 쓰려요. 얼마나 불쌍해요.”
이시영은 다른 연기자들에 비해 데뷔 년도가 많이 늦은 편이다. 대학에 다니던 22살 때부터 연기자로 데뷔할 생각을 했지만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

“저 스스로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또 준비가 됐을 때는 작품 운이 안따라줬죠.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배우를 준비했다면 기간이 짧아졌겠죠. 남들과 똑같이 준비했어요. 여건이 누구나 다 풍요롭지는 않잖아요. 사실 선생님 밑에서 체계적으로 연기 수업 받은 건 2년 정도 됐어요.”

배우 이시영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엉뚱함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비친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도 있지만 예사롭지 않은 그의 취미나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 늦은 데뷔를 준비하기까지 자신을 다잡고 또 다잡아 왔던 이시영. 오랜 담금질을 통해 ‘배우’ 이시영을 완성한 그의 날갯짓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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