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과 정직을 가장 크게 보는 경영인 ‘노경철’ 토바 대표

2009.11.10 10:14:14 호수 0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용”

우수한 품질과 입소문 덕에 안정화
퍼팅 연습기·양말·모자  등 출시

어떤 사람이 ‘나’를 떠올릴 때 좋은 기억이기를 바라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의 바람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조금 독특하게 자신을 떠올려주길 바라는 사람이 하나 있다. 골프장갑을 생산 판매하는 (주)토바의 노경철(50)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노 사장은 장갑업계에만 반평생을 몸담은 베테랑이다. 특히 맨 아래 보조 일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오늘에 이른 만큼 각 공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노 사장은 이지그립으로 유명한 대업스포츠라는 회사에서 23년간 근무했다. 회사에서 중국 공장에 공장장으로 발령을 내자 ‘내가 힘들여 배운 것을 중국 사람들에게 날로 가르쳐주기 싫다’라는 어쩌면 치기 어린 생각에 대업스포츠를 나와 개인택시를 잠깐 하기도 했다. 그도 잠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6년쯤 전 하은스포츠라는 이름의 회사를 만들고 볼링 아대를 제작 판매하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량을 판매하면서도 워낙 이윤이 적다 보니 고부가가치 제품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하은스포츠와 달리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고자 (주)토바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노 사장은 판매수량은 많지만 이윤이 거의 없다시피 한 하은 때문에 토바를 만들었고 고급화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소재를 찾아 발품을 파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노 사장의 하은스포츠는 초기에 볼링 아대를 만들어 수출했었다. 가죽 제품과 합피 제품을 합쳐 30만 벌은 나갔지만 워낙 저가시장이다 보니 이윤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에 고급화 전략으로 생각을 바꾸고 토바를 설립해 제품 제작에 들어갔다. 토바의 골프장갑은 써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을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 토바 골프장갑의 특징은 완제품이 아닌 가죽상태에서부터 태키(tacky) 처리를 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립과 손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고 그립이 손에서 헛도는 일이 없다. 우수한 품질과 입소문 덕분으로 토바의 상황이 안정화 단계에 오자 노 사장은 요즘 더욱 시야를 넓혀나가고 있다. 올해 안에 퍼팅 연습기, 양말, 모자를 출시할 예정이고 내년 2월경엔 토바 골프화도 제작한다. 토탈 브랜드로 도약을 하는 것이다.

물론 토바의 근간이 된 장갑분야에도 소홀하지 않다. 노 사장은 장갑이면 뭐든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등산장갑, 자전거장갑, 낚시장갑 등 장갑이면 다 만들어보겠다는 것.“500원짜리 물건을 만들어서 600원에 파는 게 바로 장사꾼이다.

물론 나도 그런 속성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만을 생각하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세계 제일’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세계 제일이 되려면 품질이나 당장 내 이익만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 것들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용이 중요하다고 믿고 그 신용을 지켜내기 위해 일인 4~5역을 해내는 사람이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확인해서 만족한 물건이라야 사람들에게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빚어낸 현상이다. 나보다 남의 형편을 먼저 돌아보고 내 한 몸 피곤할지라도 공장 한 번 더 둘러보는 그의 발걸음은 장갑업계 사람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아무리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해도 노 사장의 눈에 미흡한 부분이 띄면 바로 지적을 하고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곤 한다. 노 사장 자신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사람에 대한 신뢰이고 이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해온 삶을 아는 주변인들은 이제 노 사장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큰 거래가 있는데 바빠서 가지 못할 때도 전화 한 통으로 부탁을 하면 거래처에서 그냥 OK 사인을 보내주기에 맘 편히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노 사장.

그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와 그 인간관계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런 노 사장이기에 그가 바라보는 꿈에 한 걸음씩 다다를수록 우리는 노 사장과 그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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