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08>건설사 마케팅의 진화

2012.11.26 11:51:32 호수 0호

‘손님 끌기’꼬리 살살…이래도 안살래?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불황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부동산시장. 각 건설사들은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한 파격 마케팅과 다양한 혜택을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지 더욱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워 꼬리(?)를 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 국면…전국 주택시장 몸살
‘불황 탈출’파격 마케팅·다양한 혜택 쏟아내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주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분양률과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입주율을 높이는 것이 분양을 하는 것과 같이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는 아파트 분양대금 회수와 직결돼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기존 분양가 할인이나 이자지원 등의 금전적인 지원부터 선임대 후분양, 전월세 알선 서비스, 살아본 후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 등 차별화된 입주 마케팅 전략으로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분양대금 회수 직결
유동성 확보 큰 영향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각 건설사들이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데다 정부의 9·10부동산 정책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라면 입주 단지의 다양한 혜택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일단 살아보고 분양을 받을지 결정하는 애프터리빙 계약제도를 채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애프터리빙 계약제는 입주자가 계약금만 낸 상태로 2년 동안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입주자가 계약금으로 분양가의 10∼20%를 내면 건설사에서 중도금(50∼60%선)에 대해 3년간 이자를 대신 납부해준다. 나머지 잔금에 대해서도 납부가 유예되기 때문에 입주자는 사는 동안 계약금을 빼곤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 만일 입주자가 2년간 살아본 뒤 집을 사지 않기로 결정하면 계약기간 3년이 끝나고 나올 때 계약금에서 감가상각 등 실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감한 금액을 돌려받고 회사가 대신 내준 이자만 지급하면 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부산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아파트 미분양분에 대해 ‘리스크프리(Risk-Free)’라는 이름으로 판촉에 나섰다. 새 아파트에 3년간 전세로 거주한 후 분양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분양가의 40%만 내면 입주할 수 있다. 계약 시 나머지 60%에 대해서도 무이자 대출이 지원된다.

두산건설 역시 부산 ‘해운대 위브 더 제니스’에 분양가의 15∼20%만으로 2년간 거주한 후 매입을 결정할 수 있는 ‘저스트-리브(Just-Live)’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분양금의 80∼85%는 대출이자지원 및 잔금유예 등의 조건이어서 거주기간 동안 사실상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거주자가 분양계약을 원치 않은 경우 별도의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가 가능하고, 취득세도 지원된다.

가격할인·이자지원 서비스 확대
분양률 높이려 각종 유인책 마련
전월세 알선 등 차별 입주전략도

일산자이 위시티에서 톡톡한 효과를 거둔 GS건설은 최근 김포 ‘풍무자이’ 미분양 물량에도 분양가의 15∼20% 수준의 가격에 ‘애프터리빙·리턴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풍무자이의 경우 거주 후 미계약 시 분양가의 1.5∼3%의 위약금이 발생한다.

이 같은 조건을 통해 전용 156㎡ 미분양 물량을 빠른 속도로 계약 완료시키는 등 좋은 호응을 얻어 전용 133㎡도 적용 중이다. 인근의 전용 84㎡ 아파트보다 저렴한 8800만∼1억1800만원의 계약금만 납부하면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 2년 뒤 계약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실수요자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잔금 납부 유예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잔금 납부 유예제는 잔금유예를 받으면 전셋값 정도의 초기 입주금만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해 혜택이 많다. 기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금을 빼고 분양가의 대략 80∼95%에 해당하는 잔금을 입주 시 한꺼번에 치러야 했다. 중도금과 잔금을 분할 납부하는 일반 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무이자, 발코니 확장
치열한 미분양 판촉전

 
만약에 잔금유예를 선택하면 초기 부담이 확 낮아진다. 특히 최근의 높아진 전셋값 비율은 이러한 잔금유예 아파트의 선호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높은 전셋값 부담을 견디진 못한 수요자들이 전셋값만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가용자금이 많지 않거나 대출이자 지급능력이 낮은 실수요자은 적극 고려할 만하다.

최근에는 9·10대책 세제감면 혜택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다양한 혜택으로 미분양 판촉을 하고 있는 만큼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 전세난의 틈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95%의 높은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건설의 부산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는 분야별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입주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세대를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비롯해 입주예정자들의 부동산거래상담, 대출상담, 등기 및 세무상담 등 입주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입주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용 145㎡와 171㎡ 가구 일부를 대상으로 분양가의 40%만 입주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잔금인 60%에 대한 대출이자와 취득세(1.75%)를 건설사가 대납해주는 ‘리스크 프리’ 마케팅을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안건설산업은 경기 파주시 아동동 금촌역 인근 ‘신안 실크밸리’를 최초 분양가보다 7500만∼1억5000만원 저렴하게 분양하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5000만원대로 입주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1·2차에 걸쳐 전용면적 59∼150㎡, 977가구로 구성됐다.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세요”
“잔금 천천히 갚아도 됩니다”

지난 9월부터 입주에 나선 우미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은 분양가의 50% 수준의 담보대출에 대해 2년간 이자를 잔금에서 차감해준다. 입주지정기간 만료 전에 잔금을 완납하면 해당 선납일수만큼 연 15%의 할인율을 적용해 잔금에서 차감해준다. 관리비도 2년간 일부금액을 지원하고, 교통비도 지원한다. 이밖에 셔틀버스 2년간 무상 운행, 수영장을 비롯한 운동시설, 게스트하우스 등의 부대시설에 대해 1년간 운영 지원한다.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미분양 해소와 입주를 독려하기 위해 조합보유분 오피스텔과 아파트 물량에 ‘선임대 후분양’을 적용했다. 월 임대료가 은행 이자를 상회하는 점에 착안, 대출 부담을 줄이고 계약자의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

실제 분양가 15억1740만원의 전용 121㎡는 시세에 따라 조합 측에서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00만원의 임대료를 책정했다. 계약자가 최대 빌릴 수 있는 금액은 분양가의 60% 수준인 9억원으로, 3.98%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매달 약 3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이자를 갚고도 월 100만원이 남는 셈이다.

세입자를 구해주는 서비스도 잇따르고 있다. 계약자가 제때 잔금을 내지 못하면 연체료를 물거나 예금을 압류당할 수 있어 전세금을 잔금에 보탤 수 있게 돕는다는 취지다.

동부건설은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인천 계양 센트레빌’에서 이미 계약자들에게 세입자를 찾아주는 ‘전세 1대1 매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 이순병 부회장까지 현장을 찾아 이 제도를 점검할 정도로 입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단지 안에 편의시설을 확충해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거나 관리비 지원을 하는 단지도 많다. 1가구당 분양가의 5% 안팎의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도 나오는 등 사실상 분양가 할인을 해주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입주난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는 실수요자들이 기피하는 대형 아파트 입주물량만 1만7000여 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가량 늘었다. 수도권뿐 아니라 최근 2∼3년 새 집중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 지방에서도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서서히 늘어날 예정이다.

선임대 후분양 인기
세입자까지 구해줘


교통편을 제공해주는 현장도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올 1월 입주를 시작했던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쌍용 예가’아파트다. 쌍용건설은 전세나 월세로 돌리려는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아 부동산 중개업소와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2개월 만에 200건의 전월세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분양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성공한 사례다. 쌍용건설은 이 아파트가 별내신도시 내 첫 입주 단지인 만큼 불편한 교통시설을 감안해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과 인근 대형마트까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4회 셔틀버스를 자체 운행하고 있다. 덕분에 초기에 입주율을 50%로 높였고, 현재는 90%를 넘을 정도로 안정화된 상태다.

인천 영종도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1·2차’는 2년간 담보대출금 이자를 잔금에서 차감해주고, 관리비도 2년간 일부금액을 지원해준다. 또한 셔틀버스를 2년간 무료로 운행하고 수영장 등 부대시설 운영비를 1년간 지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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