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북갑 출마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출마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어 개혁신당도 후보 선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양면, 혹은 삼면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올 수 있을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 지역구에서 3선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범 경기를 관람했다. 그는 고 최동원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 11번이 새겨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본격 행보
지난 14일에는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전세로 입주한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한 전 대표의 전입신고는 곧 한 전 대표의 출마지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전입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부산 시민을 위해 살기로 했다”며 “제가 아직 부산 북구를 잘 모르지만, 지금부터 속속들이 알고 발전시키는 데 몸을 던지고 성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 전 대표의 출마 예상 지역 중 한 군데로 거론된 곳은 대구 수성갑이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대구 수성을에서 4선한 후 수성갑으로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낙마한 주 부의장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면, 한 전 대표가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취지로 ‘주한 연대’ 가능성이 거론됐다.
주 부의장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1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선거를 치르기에 가장 좋은 지역은 내가 무소속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후의 수성갑”이라며 “제 지지층이 있고, 무소속 시장 후보와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가 사실상 부산 북갑을 출마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의원은 부산 유일의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따라서 민주당에 10년 넘게 빼앗겼던 지역을 탈환하면 한 전 대표가 갖게 될 정치적 상징성은 매우 크다.
이 기세를 타면, 국민의힘 복귀 및 당권·대권 재도전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누구든 잃었던 것을 되찾아올 때의 가치를 더 크게 여기는 탓이다.
하지만 아직 그가 부산 북갑 출마를 확실하게 선언하기는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갑에서 출마하려면, 전 의원이 이달 30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이달 30일은 보궐선거 지역구 확정 시한이기 때문이다.
전세로 전입신고…출마지 확정?
탈환하면 붙을 정치적 탄력성
의원직 사퇴 시한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전 의원이 30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는 내년 4월에 진행된다. 한 전 대표의 부산 북갑 출마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불과 4일 더 의원직을 유지하다가 재보궐선거가 1년 더 미뤄지면 그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 의원과 민주당에 큰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부산 북갑이 1년 동안 지역구 의원이 없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4일 간격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 때문이다. 전 의원의 3선에 대해선 “민주당이라는 브랜드보다 전 의원 개인의 역량이 더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다.
비슷한 예로 부산 사하을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에서 3선을 지냈고, 국민의힘에서 3선을 지내는 등 6선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 14일 “이달 30일 이전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가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늦추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 북갑 당협위원장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다. 친한(친 한동훈)계인 그는 지난 8일 한 전 대표를 만나는 등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0일 “국회의원 재보선 사유가 발생하는 지역의 당협위원장은 별도의 최고위 의결 없이 직위에서 즉시 사퇴한다”는 등 서 전 시장의 당협위원장직 박탈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당헌·당규 개정을 시도했다.
그러자 친한계인 새누리당 신지호 전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 전 시장이 한 전 대표 출마 지원 의사를 피력하자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해 손발을 묶으려고 꼼수 개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도 같은 날 채널A <뉴스 TOP 10>에 출연해 “왜 이렇게까지 치졸하게 하느냐”며 “본인들은 선거에 출마하면서 사퇴도 안 하는 최고위원들이 있지도 않은 규정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다.
당권 잡고 대권까지?
병법서 경고한 위험성
일각에선 “한 전 대표의 국회 입성을 저지하겠단 의사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공지를 통해 “당규에 명시된 대로 기한 내 사퇴를 통해 공정한 선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항을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한 것”이라며 “당헌은 전당대회·전국위원회에서 개정되고, 당규는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개정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에서 부산 북갑에 출마할 후보군으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보수 유튜버인 이영풍 전 KBS 기자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 등 일각에선 부산 북갑 무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친한계와 끊임없이 갈등했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지도부의 성향을 고려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전 대표로선 지난 2월 대구 방문 당시 동행했던 배현진·우재준·김예지·박정훈·안상훈·정성국·진종오 의원 등에 대해 장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일각에서 징계를 요구했던 상황을 기억할 필요도 있다. 단순 방문 동행과 선거운동 참여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로선 어디에 출마하든 민주당·국민의힘과 양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상황에 따라선 삼면 전쟁이 될 수도 있다. 친한계와 사이가 좋지 않은 개혁신당에서도 후보를 내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부산 북갑에 출마할 후보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법에서 양면 전쟁은 피해야 할 금기 중 하나로 거론한다. 집중력이 분산되는 데다가 소모되는 병력·물자도 2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1·2차 세계대전에서 모두 양면 전쟁을 벌이다가 패배한 나라는 바로 독일이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선 프랑스를 함락하는 등 승승장구했던 독일의 전세가 기울었던 이유는 총통 아돌프 히틀러가 느닷없이 독소 전쟁을 개시한 영향이 컸다.
열매와 뒷감당
한 전 대표는 필연적으로 양면 전쟁을 치러야 하고, 상황에 따라선 개혁신당까지 전선에 참여할 경우 삼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기면 크고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매우 치열하고, 패배 시 뒷감당도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각오가 돼있는 걸까?
<ctzxp@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