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산행에 국힘 내홍 격화⋯혼란 속 ‘꽃가마’ 노리나

2026.04.14 16:33:48 호수 0호

북구갑 출마에 무공천론 대두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부산 북갑 출마가 현실화하자, 국민의힘이 ‘무공천’과 ‘공천 강행’이라는 상반된 해법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내부 분열상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대표는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만덕동 대단지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했고 앞으로 여기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굳혔다.

국민의힘의 공천 여부에 대해선 “누구와든 생산적인 경쟁을 하겠다”며 “정치 공학보다는 시민들이 생각하시는 보수 재건에 대한 열망에 집중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전입신고를 마치는 행보까지 보였다.

이처럼 한 전 대표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자, 당내에선 즉각 ‘무공천론’이 터져 나왔다.

부산이 지역구로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4선 중진 김도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자 구도가 되면 우리 당이 힘들어진다”며 “민주당이 이기는 것보다는 후보를 내지 않고 범보수 세력인 한 전 대표와 선거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3자 구도로 인한 보수 표 분산 시 필패가 불 보듯 뻔하고, 이 여파가 부산시장 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로 풀이된다.

한기호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며 “한 전 대표와 화합할 마지막 기회”라며 무공천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당 지도부는 ‘공당의 책임’을 내세우며 공천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지도부로서는 당이 징계한 인물이 출마하는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자기 부정이자, 당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자리가 비면 국민의힘 후보를 낼 것”이라며 “무공천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진우 의원 역시 “공천을 포기하는 건 정당의 본분을 잃는 것”이라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현재 북갑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SNS를 통해 “구구절절 긴 말 하지 않겠다. ‘단일화’니 ‘3자 구도’니, 제 머릿속엔 없다”며 “저는 오로지 당원 여러분과 북구 주민들만 바라보고 끝까지 뛸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2023년 5월22일, 인사청문회 당시 박 후보자는 총선 및 지방선거 등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동안 정치적인 것을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보훈부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할 각오를 갖고 있다” 등 즉답을 피했던 바 있다.

이처럼 당내 혼란이 격화되는 상황을 두고,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이런 내분 구도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의 분열상이 한 전 대표에게는 결코 불리하지 않은 국면이라는 것이다.

만약 무공천론이 힘을 얻어 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한 전 대표는 무혈입성으로 ‘범보수 단일 후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사실상 국민의힘이 깔아준 ‘꽃가마’를 타게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천을 강행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일 경우, 그는 ‘기득권에 맞서는 소신파’ 이미지를 구축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선거 국면의 중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당내 갈등 관리에 실패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한 전 대표의 ‘보수 재건’이라는 명분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향후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의 유세 지원 등을 둘러싼 ‘해당 행위’ 여부가 뇌관으로 남아 있어, 당내 세력의 지원을 온전히 끌어내야 하는 한 전 대표에게는 예상치 못한 변수이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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