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민주당, ‘현금 살포 의혹’ 김관영 제명

2026.04.02 13:25:41 호수 0호

전북도지사 선거판 ‘시계 제로’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청년들에게 현금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전격 제명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오후 늦게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지사에 대한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금품 제공 정황이 파악돼 최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정청래 대표가 당 윤리감찰단에 긴급 감찰을 지시한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최고 수위의 징계가 일사천리로 내려진 것이다.

이처럼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간 배경에는 전날 불거진 고발건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는 김 지사가 한 음식점에서 청년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고, 해당 장면이 담긴 CCTV 영상까지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김 지사는 제명 결정 전인 1일 오전, 전북도청에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청년들과 저녁 식사 후 대리기사비 명목으로 68만원을 건넨 사실이 있다”면서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직후 회수 지시를 내렸고 이튿날 전액을 돌려받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판단은 달랐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고위 직후 “김 지사와의 문답 결과 금품 제공 혐의를 부인하지 못했고, 파악한 금액도 68만원보다 더 컸다”며 김 지사의 해명을 일축했다.

이어 “현직 광역단체장이 금품을 살포하는 CCTV가 보도되는 상황을 미온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다. 언제든 조치하겠다는 당의 단호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현역 단체장의 비위 의혹이 자칫 다가오는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장 민주당 텃밭인 전북도지사 선거판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유력 주자인 김 지사가 탈락하면서, 당내 경선은 안호영·이원택 의원 간 양자 구도로 급재편됐다.

특히 사실상 단일화·불출마로 선회했던 안 의원은 김 지사의 의혹이 불거지자 즉각 이를 번복했다. 안 의원은 유지하기로 했던 국회 상임위원장직 사임계까지 제출하며 경선 완주 의사를 공식화했다.

김 지사가 빠진 민주당 본경선 투표는 오는 8~10일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초유의 사태에 야권의 외부 공세도 매섭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명 조치를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이자 면피용 책임 회피”로 규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하며, 진실 규명 없는 제명은 국민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민주당에서 반복되는 돈 정치는 구조적 문제”라며 선관위의 즉각 조사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아예 ‘무공천’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직선거법을 어긴 당이 다시 후보를 내겠다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며 “자당 귀책 사유로 문제가 된 지역에 공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에 대해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불출마 선언을 하시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의 속전속결 제명 조치와 야권의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김 지사는 “소명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혹한 밤이었고 상상하지 못했던 제명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문제를 인지한 즉시 바로잡았고 성실히 소명하려 했으나, 상황을 충분히 전할 기회조차 없이 당은 결정해 버렸다. 전북의 성과와 도전마저 부정당한 것 같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당은 저를 광야로 내쳤지만 큰 상처 속에서도 도정에 집중하며 차분히 길을 찾겠다”고 썼다.

김 지사가 독자 생존의 여지를 남김에 따라, 그의 향후 행보가 선거구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던 그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전북 표심이 분산되며 선거 판세는 한층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경찰 수사 결과와 김 지사의 독자 출마 여부, 민주당 경선 결과 등에 따라 전북도지사 선거판은 향후 격랑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