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인력’ 투입 내막

2026.03.27 14:17:19 호수 1577호

속도 내는 ‘북풍 공작’ 수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반대로 12·3 내란·외환 수사는 더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종합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하다. 최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0여명의 직원을 파견받았다. 내란·외환 담당팀 진용이 꾸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종합특검팀 안팎에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북풍 공작’ 의혹 수사가 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파헤치지 못한 의혹 중 핵심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과 정보사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들의 임무가 담겼다.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이다. 이는 곧 외환죄와도 맞닿아 있다.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해당 의혹을 수사할 채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태용 겨냥?

종합특검팀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0여명의 직원을 파견받았다. 국정원 직원들은 종합특검팀 내부에서 내란·외환 조사를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국정원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외 및 북한 정보,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내란과 외환의 죄, 국가보안법과 반국가단체에 연계된 안보 침해행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할 수 있다.

종합특검팀은 아직 내란·외환 조사에 대한 수사팀 구성을 끝맺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 원본을 구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전문가’ 인력 확보에 우선순위를 둔 분위기다. 국정원은 정보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합특검팀의 북풍 공작 의혹과 외환죄 수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의 모든 작전을 국정원이 관리·감독하지 않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다르다. 국정원에도 정보사 휴민트들에 뒤지지 않는 전문 인력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은 12·3 내란에 국정원이 연루됐는지에 대해 시간을 크게 낭비할 필요가 없다. 국정원이 내란 특검팀에 의해 최초로 센터를 까인 게 크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및 직무유기 등 혐의를 규명하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실 그간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보안을 이유로 제3의 장소에서 자료를 임의제출을 받는 데 그쳐 왔다.

내란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윤석열씨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국민의힘에 유리하도록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선별 제출했다는 혐의를 구성했다.

국무회의 참가 안 하는 국정원장
내란 사전 인지 여부 확인 필요

국정원이 제출한 방대한 전산망 기록과 통신 기록 분석 중, 내란 특검팀은 국정원장 비서실이 문제의 CCTV 관련 외부 반출용 비닉 처리를 담당자에게 요청하며 ‘법원 등 제출용’이라고 적시한 정황을 찾았다. 신청일은 지난해 2월18일이었으나, 법원을 포함해 어떤 기관에서도 자료를 요구한 기록은 없었다. 내란 특검팀은 공전자기록위작·행사를 기반으로 한 정치 관여 혐의의 명확한 증거로 판단했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비상계엄 직전 열렸던 국무회의에 국무위원이 아닌 조 전 원장이 왜 참석했는지와 조 전 원장에게 협력한 국정원 직원들이 있는지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장은 비상계엄 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방첩사와 함께 축을 이룬다. 조태용 전 원장이 사전에 비상계엄 선포를 알았다는 확실한 물증을 찾아야 한다. 조 전 원장이 알았다면 수개월 전부터 협력한 국정원 직원 또는 안보실 관계자들이 누구인지가 주요 수사 사안이지 않겠나”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지금까지 수사기관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국가 세력에 대해서 보고한 적이 없고 그가 언급한 반국가 세력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반국가 세력은 척결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들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대로 북풍 공작이 이행되려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윤씨를 포함한 내란 핵심 세력들에게 외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종합특검팀의 핵심 과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 사본에는 ‘NLL(북방한계선)서 북의 공격을 유도’ ‘국회 봉쇄’ ‘사살’ 등을 비롯해 ‘A급 수거 대상’을 처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노상원 수첩 원본 확보 어려워
‘밀접한 관계’ 북풍 공작 조사

A급 체포 대상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이름이 적혔다. A급 수거 대상 처리 장소는 연평도와 제주도, 처리 방법은 ‘이송 중 사고’ ‘가스·폭파’ ‘침몰’ ‘격침’ 등이다.

이 밖에도 “외부 침투 후 일처리 사살·수류탄 등” “실미도 등 무인도와 GOP(일반 전초), 민통선 이북에 수용한 뒤 자체 사고 처리” “GOP 상에서 수용시설에 화재·폭파” 등의 계획이 나열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불러준 것을 받아 적었다는 이 수첩은 12·3 내란 사태 당시 특정 인물을 제거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으로 연결된다.

노 전 사령관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가 변호인을 선임한 이후 “계엄 선포 이후에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며 아이디어 차원으로 메모한 내용”이라며 진술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헛소리다. 수첩 내용을 보면 전부 휴민트 임무다. 김용현이 알 수가 없고 머릿속에서도 나올 수 없는 내용이다. 김용현이 말한 내용을 받아적었다는 진술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주장으로 보인다. 수첩은 내란 계획과 준비 과정을 김용현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기만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적은 내용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이 ‘계엄 기획안’이라는 점을 인정했으나 실행 계획이라고 보는 데에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일부 내용이 실현됐다고 해도 과장된 내용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종합특검팀의 생각은 다르다. 내란 특검팀이 노 전 사령관 수첩의 실체를 파헤치지 못했기에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비상계엄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혹 규명 의지

한 정보사 관계자는 “내란 특검팀에서 노상원 수첩에 적힌 내용이 비현실적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내란 특검팀이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노상원 수첩의 실체를 확인한 후 재판부에서 증거로 채택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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