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공취모·뉴이재명, 덧셈인가 권력 재편인가

2026.03.03 08:28:44 호수 0호

팬덤정치, 6·3 지선 넘어 2028 총선 구조까지 흔드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부 권력지형을 읽는 두 개의 키워드가 급부상했다. ‘공취모’와 ‘뉴이재명’이다. 하나는 국회의원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지지 흐름이다. 그러나 둘은 분리된 현상이 아니다. 지지층의 결집이 의원 집단을 밀어 올리고, 의원 집단의 조직화는 다시 지지층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구조다.



이는 세력의 이동이 아니라 권력 중심의 재배치다.

공취모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이다. 참여 의원 105명으로 전체의 약 65%에 달한다. 이 숫자는 당내 권력지형이 어디로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좌표다. 사법 리스크를 정치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집단적 의지이자, 주도권을 국회 안에서 쥐겠다는 선언이다.

사법 판결 번복 이후 정치에 복귀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 사례를 소환한 것도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취모와 지도부의 긴장은 불가피했다. 지도부가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공취모를 흡수하려 하자 공취모는 존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정책 노선의 차이가 아니다. 사법개혁의 속도를 누가 결정하느냐의 문제다.

정치에서 속도는 권력이다. 속도를 통제하는 쪽이 메시지를 통제한다. 공취모는 이미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이 갈등의 저변에는 뉴이재명이라는 흐름이 있다. 뉴이재명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인물에 대한 직접적 결속이 목적으로, 판단 기준이 단순하다.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가 중요하다. 당의 외연 확장보다 리더의 정치적 안정이 우선이다. 이는 계파 정치가 아니라 인물 중심 정치다. 이념이 아니라 충성의 구조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은 그 단면이었다. 지도부의 전략적 확장 시도에 대해 뉴이재명은 즉각적이고 조직적으로 반응했다. “이재명과 우리, 끝까지 함께”라는 구호는 감정 표현이 아니라 정치적 신호였다. 외연보다 중심, 확장보다 결속으로, 이는 단기 전략이 아니라 구조적 선택이다.

그 거점이 ‘재명이네 마을’이다. 이곳은 단순 커뮤니티가 아니다. 여론이 생산되고 정서가 조율되며 행동이 조직되는 플랫폼이다. 온라인의 집단 감정이 오프라인의 권력 압박으로 전환된다. 데이터화된 감정은 공천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감정은 표로 환산되고, 표는 권력으로 환산된다.

공취모와 뉴이재명의 결합은 당내 권력 균형을 뒤흔들 만큼 강력하다. 국회 권력과 당원 권력이 동시에 움직일 때 지도부의 조정 공간은 급격히 좁아진다. 공천, 정책, 메시지. 세 축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다. 지도부가 속도를 늦추면 ‘선명성’ 공격을 받는다. 선명성을 택하면 외연 확장에 균열이 생긴다. 구조적 딜레마다.

정청래 대표 체제와의 미묘한 긴장도 이 틀 안에서 읽힌다. 친청(친 정청래)계 일부의 공취모 불참은 전략적 거리두기다. 이는 감정 갈등이 아니라 권력 분배의 신호다. 당권과 공천권이 분리될 경우, 당내 권력 이중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당권과 친명(친 이재명) 블록의 미세한 균열은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외부 비판은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우려 표명은 지지층 결집의 촉매가 됐다. 팬덤정치의 특징은 명확하다. 외부 압력은 내부 정체성을 강화한다. ‘우리 대 그들’ 구도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접착제다.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다툼이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중간 심판이자 당내 권력의 중간투표다. 이는 예비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다. 경선에서 누가 살아남는지가 곧 총선 공천의 예고편이 된다. 지방선거는 시험지가 아니라 리허설이다. 공천 구조를 누가 쥐느냐가 곧 권력의 향방을 결정한다.

그리고 진짜 분수령은 2028 총선이다. 지방선거가 내부 권력의 시험이라면, 총선은 구조 확정의 순간이다. 뉴이재명이 공천 구조 깊숙이 관여할 경우 세대교체는 가속화된다. 공취모 출신 인사들이 전략 공천의 중심에 설 경우 권력 이동은 제도화된다. 팬덤은 동원이 아니라 공천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권력이 된다.

우리는 이미 대통령 팬덤의 흥망을 경험했다. 노무현을 지지한 노사모와 박근혜를 지지한 박사모는 대통령을 만들기 전에 형성된 조직이었다.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팬덤이었다. 선거라는 명확한 목표 속에서 당선과 함께 1차적 사명은 사실상 끝났다. 팬덤은 대통령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권력구조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노사모는 정권 창출까지 성공했지만 제도권에 흡수됐고, 박사모 역시 강한 결집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권력구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뉴이재명은 다르다. 집권 이후 형성된 팬덤이다. 권력 획득이 아니라 권력 유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형성 시점이 다르다고 결말까지 다른 것은 아니다. 팬덤이 정치 그 자체가 되는 순간, 동일한 시험대에 오른다. 내부 결집에는 강하지만 외연 확장에는 취약하다. 감정은 속도를 만들지만, 권력을 결정하는 것은 구조다.

만약 공취모와 뉴이재명이 차기 권력 설계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는 정권 재생산 프로젝트다. 성공하면 플랫폼이 되고, 실패하더라도 계파로 남는다. 팬덤이 제도와 결합하면 덧셈이다. 팬덤이 제도를 대체하려는 순간 뺄셈은 시작된다.

결국 질문은 ‘공취모는 사법 정의의 동력인가, 권력 결집의 장치냐’다. 또 ‘뉴이재명은 민주당의 미래 구조인가, 일시적 동원 현상인가’로 귀결된다. 6·3 지방선거는 예선이고, 2028 총선이 결선이다. 팬덤은 불을 붙이지만, 권력을 남기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구조를 쥔 쪽이 숫자를 만들고, 숫자를 만든 쪽이 권력을 남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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