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왕과 사는 남자>가 ‘마지막 1000만’ 영화였던 <파묘>(감독 장재현)의 흥행 스코어(1050만명 추정)를 넘어설 수 있을까?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 20만492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고공 행진 중이다. 누적 관객 수는 673만3443명으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예매율은 68.3%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만 34만8000여명이 관람을 기다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3·1절 및 대체공휴일로 이어지는 이번 주말에는 700만 관객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밀려난 어린 선왕 단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 전미도, 유지태 등이 출연했다.
‘모두 다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대박을 터뜨린 비결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재조립 수준의 스토리’ 전략을 꼽는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실존 인물 엄흥도는 단종 사후 시신을 수습해 장사 지냈다는 단편적인 기록으로만 전해진다. 그러나 <왕과 사는 남자>는 엄흥도(유해진 분)를 영월 광천골 촌장이자 단종의 보수주인으로 각색해 두 사람의 관계를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확장했다.
보수주인은 유배 온 죄인을 감시하며 숙식을 제공하는 사람을 뜻한다.
또 전반부에선 코미디 묘사에 집중한 뒤 이를 후반부 비극의 강도를 끌어올리는 촉매로 활용한 구성 역시 관객들의 몰입을 높이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결말을 알고 보는 데도 감정선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계유정난을 주도한 수양대군 본인이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구도 역시 개성을 더했다. 영화 <관상> 등 기존 작품들이 수양대군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작중에선 한명회가 수양대군의 기능까지 다 하고 있다고 본다”며 “수양대군은 전면에 나선 적이 없고, 정치적 입지·이미지 때문에 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를 완성한 배우들의 연기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한명회 역을 맡은 유지태는 권력에 취한 냉혹함과 승리감, 몰락한 단종을 향한 조롱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악역을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 단종 역의 박지훈은 배역 몰입을 위해 체중을 15kg 감량했고, 절제된 눈빛과 호흡으로 삶의 의욕을 잃은 소년 군주의 고독과 상실감을 담아냈다.
<왕과 사는 남자>에 필적할 영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흥행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재 경쟁작인 국내 첩보 액션 <휴민트>가 160만명,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 2만8000명,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 1만6000명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일부 관객들 사이에선 <왕과 사는 남자>의 공간적 배경이 강원도 영월임에도 극중 인물들이 표준어(서울말) 구사한다는 점이 아쉬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kj4579@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