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서울 주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등록금 인상 흐름이 확산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민대와 서강대는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각각 2.8%, 2.5%로 확정했으며, 고려대, 한국외대는 법정 상한선인 3.19% 수준으로 추진 중이다. 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 등도 최근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학생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등록금의 법정 인상 한도는 직전 3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로 산정된다. 교육부가 공고한 상한은 지난해 5.49%였으나, 올해는 3.19%로 낮아졌다.
대학들이 잇따라 인상안을 꺼내들면서 학생 측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는 전날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본부가 고등교육법상 법정 상한인 3.19%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염치도, 책임도, 논리도 없는 등록금 갑질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지난해 등록금 인상 당시 대학 본부가 교육 환경 개선과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약속했지만,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었다”며 “약속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성과 보고 없이 또다시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책임 있는 대학 운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 문제를 학생 등록금으로만 해결하려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학교법인의 법인전입금 확대 등 근본적인 재정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계획 즉각 철회 ▲지난해 인상 당시 합의 사항 이행 ▲학생과의 실질적인 소통 구조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학생 사회의 뜻을 모아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반발은 다른 대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본부는 정부 지원금 확보와 법인 책임 강화를 통해 자구책을 모색하고, 학생 등록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5일 SNS를 통해 “학생들은 지난해 등록금 인상분이 교육 여건 개선 등에 충분히 사용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는데, 올해 등록금을 다시 인상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학생은 학교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교육부가 국가장학금 2유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예고한 점이 등록금 인상 흐름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책 유인이 약해지면서 대학들이 법정 상한선까지라도 인상 폭을 설정하려는 흐름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2년부터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만 국가장학금 2유형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해, 사실상 재정 지원으로 동결을 유도해 왔다.
다만 대학 재정난 해소와 장학금 제도를 ‘등록금 동결’로만 묶어두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공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3곳 대학 중 136개교(70.5%)는 2유형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등록금을 인상한 바 있다.
교육부도 지난달 16일 보도자료에서 국가장학금 2유형과 관련해 “기존 ‘등록금 동결과 연계’해 운영하던 2유형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의미”라며 “2027년 국가장학금 예산은 학생 부담 완화 및 대학 교육 지원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상의 법정 한도는 유지되고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학내 절차를 거쳐 책정되는 만큼, 무분별한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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