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단지 배후’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체포 후 중국 송환

2026.01.08 11:35:31 호수 0호

캄 내무부 “국적 박탈 상태”
미·영 제재에 자산 몰수 절차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한 대규모 ‘스캠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천즈(38) 프린스그룹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지난 7일(현지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당국이 천즈와 쉬지량, 샤오지후 등 중국 국적자 3명을 체포해 전날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번 작전은 초국가적 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 범위 내에서 수개월 동안 공동 수사 협력 이후,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수행됐다”며 “천즈의 캄보디아 국적은 지난해 12월 왕실 칙령에 따라 이미 박탈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금융, 호텔 등 캄보디아 전역에서 사업을 벌여온 프린스그룹은 카지노와 사기 작업장으로 활용되는 단지를 조성한 뒤, 대리인을 내세워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프놈펜 인근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을 ‘고수익 해외 취업’으로 유인해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태자 단지’도 프린스그룹과 연관된 시설로 알려졌다.

다국적 기업인 프린스홀딩그룹의 설립자인 천 회장은 이 같은 범죄의 핵심 배후로 지목돼 왔다. 그는 납치·취업사기·인신매매로 끌어들인 피해자들을 온라인 도박이나 로맨스 스캠, 보이스피싱 등에 강제 투입하고, 범죄 수익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다.


의혹이 확산되자 미국과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프린스그룹과 천 회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두 나라 정부는 캄보디아 등을 거점으로 한 스캠 범죄단지가 전 세계 피해자들의 자금을 빼앗고, 인신매매된 노동자들을 고문·착취해 왔다고 판단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천 회장과 연계된 약 150억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도 제기했다. 미 수사 당국은 이들 조직이 피해자 1명에게서 가상화폐로만 40만달러를 편취하는 등, 250명의 미국인을 상대로 수백만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시기 영국 정부도 천 회장의 자국 내 사업체와 자산을 동결했으며, 런던의 1200만유로 상당 저택과 1억유로 규모 오피스 빌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역시 프린스그룹과 천 회장을 포함해 개인 15명 및 단체 132개를 독자 제재했다. 이후 싱가포르·대만·홍콩 등에 있던 다른 자산도 압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일각에선 캄보디아가 미국에서 기소된 천 회장을 중국으로 송환한 배경을 두고, 자국 내 관리·감독 책임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선택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천 회장이 캄보디아 정치권과의 밀착 관계 속에 사업을 확장해 왔다는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그의 부친이자 전직 총리인 훈 센 상원의장의 고문을 지낸 이력이 <AP 통신>을 통해 알려진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하버드대학교 아시아센터의 국제 범죄 전문가인 제이콥 대니얼 심스 방문연구원은 “중국에 넘기는 것이 (캄보디아에) 가장 저항이 작은 길이었다”며 “서방의 정밀 조사를 피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미국이나 영국 법원이 아닌 곳에서 처리하려는 중국의 선호와도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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