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과 현실 월급 오버랩

2026.01.05 15:21:42 호수 1565호

직장인 실수령액 감소? 이유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저시급 인상에도 월급은 오히려 줄어들게 생겼다. 새해부터 오르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때문이다. 나날이 치솟는 물가에 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가계의 체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율 조정이 적용되면서, 직장인들의 생활 여건은 한층 더 팍팍해질 모양이다.



새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와 건강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직장인의 실수령액이 줄어들 전망이다. 두 보험료 모두 개편에 따라 보험료율 조정이 예정돼 있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인상은
불가피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은 지난 1일부터 이미 적용이 시작됐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개정안에 따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2026년 9.5%로 상향 조정된다. 이후 내년 0.5% 포인트씩 인상될 예정이다.

이번 보험료율 인상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조정이다.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보험료율은 여러 차례 인상돼 왔다.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보험료율은 3%였으며, 1993년 6%, 1998년 9%로 상향됐다. 이후 장기간 9%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 개정으로 인상이 확정됐다.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했다. 이유는 연금 재정의 고갈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 세대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된 기금을 활용해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수급자는 제한적이어서 재정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입자와 수급자 간의 비율이 변화했고, 이에 따라 연금 재정에 대한 장기적 부담이 커졌다.

국민연금은 법에 따라 5년마다 장기 재정 추계를 실시한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재정 추계에서는 연금 기금 수지가 일정 시점 이후 적자로 전환되고, 이후 적립 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성장률, 고용 상황 등이 복합적인 상황이 얽혀 기존 보험료율로는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사회보험료
국민연금·건보료 동시 인상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는 국민연금 재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출산율 하락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기대수명 증가로 연금을 받는 기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한 명의 수급자를 여러 명의 가입자가 떠받치던 구조가 점차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됐다는 점도 인상 결정의 이유가 됐다. 그 사이 인구구조와 경제 환경은 크게 변화했지만, 보험료율은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보험료율이 장기간 동결되는 동안 소득대체율은 낮아졌고, 따라서 급여 수준 조정을 통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보험료율 조정 없이 급여 구조만 변경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와 국회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험료율 인상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여러 차례 나왔고, 한번에 큰 폭으로 인상하는 방식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이런 논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소득대체율 조정, 지급 보장 명문화 등 국민연금 전반에 대한 개혁이 이뤄졌다.

내는 돈만
대대적 인상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건강보험료 역시 내년부터 인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결정했다. 올해 적용된 7.09%에서 인상된 수치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동결 이후 3년 만의 조정이다.


건강보험료율 인상에 따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올해 15만8464원에서 내년 16만699원으로 약 2200원가량 증가한다. 지역가입자의 평균 보험료 역시 올해 8만8962원에서 내년 9만242원으로 약 1200원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건강보험 역시 인상을 결정한 이유는 재정 문제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이미 적자 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중반 기준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수조원대 적자가 난 것으로 집계됐으며, 준비금 역시 중장기적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행 구조가 유지될 경우 향후 보험료율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건강보험료율은 2022년 7.09%로 인상 결정된 이후 국민 부담을 고려해 2년 연속 동결돼 왔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여건과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해 보험료율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정 여건 변화로 다시 인상이 결정됐다.

여기는 적자
저기는 고갈

보건복지부는 보험료율 인상 배경으로 건강보험 재정 수요 확대를 들었다. 보험료율 동결이 이어지는 동안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입 기반이 약화됐고,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에 따라 지출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당초 2% 안팎의 인상안을 검토했으나,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인상 폭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올해부터 직장인의 급여 실수령액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근로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율은 월 소득의 4.75%가 된다. 기존 4.5%에서 0.25%포인트 늘어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월 급여가 300만원인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 근로자 부담분은 기존 월 13만5000원 수준에서 인상 이후에는 약 14만2500원으로 늘어난다. 급여에 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국민연금 항목에서만 월 수천원 수준의 공제 증가가 발생한다.

건강보험료 역시 보험료율 인상에 따라 급여 실수령액에 영향을 미친다.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7.19%로 확정됐다. 직장가입자는 건강보험료를 근로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근로자 부담분은 급여의 3.595%가 적용된다.


국민연금 9.5%·건보료 7.19%
결국 가계 부담 증가로 이어져

예컨대 세전 월 소득이 300만원인 직장가입자의 경우 올해는 월 10만6350원을 부담했으나, 내년에는 약 10만7850원을 부담하게 된다.

여기에 장기요양보험료 인상분도 더해진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된다. 내년 건강보험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13.14%로 결정됐다.

건강보험료가 오르면 이에 연동되는 장기요양보험료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앞선 예시와 같은 월 급여 300만원 직장인의 경우,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인해 장기요양보험료 역시 수백원 단위로 늘어난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와 별도 항목으로 표시되지만, 실제 부담은 건강보험료 인상과 동시에 발생한다.

이를 종합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인상분이 동시에 적용될 경우, 직장인의 실수령액은 월 기준으로 수만원 수준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연봉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연봉 3000만원 수준의 직장인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인상분을 합산하면 연간 10만원 안팎으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연봉 4000만원 이상 구간에서는 급여 규모에 비례해 공제액 증가 폭도 커진다.

한숨만
푹푹∼

지역가입자의 경우 구조가 다르다. 지역가입자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동일한 보험료율 인상이라도 직장가입자보다 체감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실직 상태인 경우 보험료 부담이 실수령액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5년 차 직장인 A씨는 새해를 앞두고 한숨이 늘었다. 그는 “물가도 계속 오르는데 보험료까지 오른다니 걱정이 많다”면서 “당장 큰 문제는 없어도 해마다 인상이 된다면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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