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원래 소보다 말이 유명한 마장동?

2025.09.15 17:10:58 호수 0호

서울에는 ‘고기의 메카’라 불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마장동 축산물 시장.

그런데 도대체 왜 마장동이 고기로 유명해진 걸까요?

먼저 마장동이라는 지명은 원래 말을 기르는 양마장에서 유래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지금의 마장동과 성수동 일대 지형이 평탄했고 중랑천과 한강이 가까워 물과 풀을 구하기 좋은 천혜의 목장지였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개국 후 이곳에 살곶이목장을 설치하고 국가의 군사용 말과 소 같은 관마를 기르게 했습니다.


즉, 이 지역은 조선 시대부터 이미 국가적인 목축지로 활용되던 곳이었죠.

하지만 마장동이 지금처럼 고기의 중심지가 된 건 훨씬 뒤인 1960년대입니다.

당시에는 냉장 유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와 돼지를 도축장에서 바로 잡아 공급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 작은 도축장이 흩어져 있었다는 점이었죠.

이 작은 도축장들은 규모도 작고 위생 관리도 미흡했기 때문에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의 도축 시설을 한 곳에 집중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당시엔 변두리 지역의 마장동은 최적의 입지였습니다.

또 청계천, 한강, 왕십리 일대와 연결된 교통망 덕분에 가축을 들여오기 편했고 도축 후 고기를 도심으로 빠르게 운송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조건 덕분에 1960년대 이후 전국에서 잡힌 소와 돼지가 자연스럽게 마장동으로 집결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도축 – 해체 – 도매가 한번에 이뤄지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마장동은 곧바로 대한민국 축산 유통의 허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유통되는 고기의 70% 이상이 마장동을 거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어요.

 


여기서 마장동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옛날에 전국 어지간한 시장에는 건달들이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마장동만큼은 이들도 쉽게 못 건드렸다고 합니다.

과거 1980-90년대 마장동에서 보호비와 세금을 요구하던 조폭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수십번이나 있었다는 마장동 괴담이 전해지기도 했죠.

실제로 1982년, 한 조폭이 12cm 단검을 들고 한 상인을 위협했는데 상인은 태연하게 “돼지 멱 따는 소리 들어봤냐?”라며 조폭의 복부에 칼을 꽂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마장동에 고기가 무조건 싸고 좋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거든요.

온라인 정육 시장이 커지면서 집에서도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1++ 한우를 주문할 수 있고, 대형 마트나 프리미엄 정육점이 품질 관리에 투자하면서 마장동과 경쟁력이 높아졌습니다.

또 마장동 자체도 단순히 ‘싼 고기 도매시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 고기 거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거예요.

최근 마장동에는 도매상뿐 아니라 세련된 레스토랑, 직영 정육식당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마장동은 단순히 고기를 떼러 가는 곳이 아니라 고기를 즐기러 가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거죠.

 

정리해 보면, 마장동이 고기로 유명해진 이유는

첫째, 1960년대 이후 도축장과 축산물 시장이 들어서며 전국 고기가 모여드는 중심지가 되었고

둘째, 신선한 고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고를 수 있는 시스템 셋째, 도매 기반의 가격 경쟁력 덕분이었습니다.

지금의 마장동은 단순히 ‘싼 고기’가 아니라 전통과 신선함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고기 거리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마장동에 직접 가서 고기를 먹어본 적 있으신가요?

여러분만의 마장동 맛집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해주세요!

<joun201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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