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부도 위기’ 이해욱 “내가 만든 회사지만 신뢰 안 가”

2025.08.08 17:57:08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여천NCC가 공동 대주주 DL 자금 지원 거부에 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재계에 따르면, 여천NCC의 50%의 지분을 보유한 DL은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워크아웃 신청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7월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특히, 합작 이후 25년간 4조4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배당금 가운데 절반인 2조2000억원을 벌어들인 DL이 15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워크아웃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DL그룹과 이해욱 회장의 무책임함에 대해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합작 계약에 따라 증자 또는 자금 대여를 한쪽 주주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며 여천NCC 이사회 승인이 필수적이다. 현재 여천NCC 이사는 총 6명으로 한화와 DL이 3명씩 지명하고 있는데, DL 측 반대로 인해 한화 단독으로 1500억원의 자금 대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DL이 계속 자금 지원을 거부할 경우, 오는 21일 디폴트(채무불이행, 부도)가 불가피하다.

한화 “회생시켜야” DL “‘워크아웃’ 강행”

악화된 석유화학 시장 환경에서 여천NCC의 워크아웃 신청은 업계 동반 부실을 물론, 국내 경제 상황에 심각한 악영양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화그룹은 여천NCC의 대주주인 한화솔루션도 석유화학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생산량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여천NCC를 회생시키겠다는 입장으로 정도 경영과 책임 경영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DL그룹은 여천NCC 회생보다는 사실상 고의 부도를 내기 위해 워크아웃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 당국까지 나서 DL 측을 설득하고 있지만 DL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DL그룹 이해욱 회장, 워크아웃 강행 주장

7월 말 여천NCC 주주사 관계자들이 모여 여천NCC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선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직접 참석해 여천NCC는 회생 가능성이 없으므로 워크아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천NCC 공동 대주주 DL 자금 지원 거부, 워크아웃 강행 의지
한화, 정도 경영 책임 경영으로 회생 의지···1500억원 추가 자금 지원 계획
DL그룹, 25년간 2조2천억원 배당받고도 1500억원 자금 지원은 거부

이날 한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해욱 회장은 여천NCC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며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적극 반대했다. 이 회장은 “내가 만든 회사지만 신뢰가 안 간다”며, “DL그룹은 여천NCC와 원료 공급 계약을 하지 않겠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도 답이 없는 회사에 돈을 꽂아 넣을 수는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화 측 관계자는 정도 경영과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회생을 적극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주주사가 지원을 하지 않으며 여천NCC는 당장 디폴트지만, 지금이라도 자구책을 실행한다면 속도가 느릴 수는 있으나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고 적자를 탈피할 수 있다”며 주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화 측은 주주사들이 각각 1500억원씩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외화 보증 재개 및 자산 유동화 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8월 디폴트 위험을 피하고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여천NCC 공장 가동 정지로 연간 약 9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DL의 반대로 못하고 있는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개선 등 추가 자구책 마련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DL 측은 완강히 반대하며 워크아웃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천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외환위기(IMF) 여파로 석유화학업계가 통폐합과 대형화에 열중하던 중 각자의 NCC를 통합·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에틸렌 생산 능력 3위 기업으로 업황 사이클에 따라 연간 3000억원에서 1조원대의 이익을 내던 알짜 회사였지만,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실제로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2024년 2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주주사 간 협의를 통해 각 1000억원씩 출자해 2000억원 규모로 증자했으나 누적손실로 인해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현재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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