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도 없나?” 돈스파이크 방송 복귀 입길

2025.07.25 11:32:06 호수 0호

출소 4개월 만에 유튜브 채널 토크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2년 수감 생활 후 지난 3월 출소했던 작곡가 겸 방송인 돈스파이크의 방송 복귀 사실이 입길에 올랐다.



KBS나 MBC 등 지상파 3사나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곤 하지만, ‘굳이’ 마약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유명인이 시청자들 앞에 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게다가 ‘장르만 여의도’는 JTBC의 웹 정치·시사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38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매머드급 채널로 알려져 있다.

돈스파이크는 출소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마약을 시작하게 됐던 동기와 중독의 위험성 등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주변의 권유와 호기심으로 마약을 하게 됐다. 중독되는 분들, 접하는 경로는 다양하다”며 “(대부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고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폐인이 되고 망가진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운을 뗐다.

“마약을 시작하게 되면 선을 넘어가게 되고 생활이 망가진다”는 그는 “그때의 제가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거 보면 제가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마약 투약 적발 이후 방송을 시작하면서 오랜 시간 약에서 멀어져 있다가 코로나 직전에 주변 권유로 다시 하게 됐다”며 “유혹에 취약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돈스파이크는 “출소 후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마약 중독자 치료 모임인 NA에서 치료하고 있다.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회복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라 도움이 되는 말들을 나눈다”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을 한 사람만 알 수 있는 아픔이나 과정이 있는데 서로 힘이 돼준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약물중독은 효과를 떠나 관계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약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고, 결국은 그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다. 최대한 그쪽에서 멀어지고 회복하는 사람들 쪽에 있는 게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마약을 투약했던 건 지난 2022년 9월이었다. 마약은 마치 자석과 같고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자성을 띠게 마련이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쇠붙이 근처(마약 모임)에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돈스파이크는 “만약 검거되지 않았다면 그 상태로 숨어서 약물을 계속 사용했을 것이고, 아마도 지금은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가족들 생각도 많이 난다. (사법 당국의) 검거가 저를 살렸던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의 방송 복귀에 대한 입장은 업계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가수 등 유명인의 경우,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수감 경력이 있는 인물의 방송 복귀는 ‘범죄에 관대하다’는 잘못된 사회적 메시지를 줄 수도 있는 만큼 자제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1회 음주 운전 적발이나 병역기피 같은 단순한 실수로 인한 범죄가 아닌,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2년간 감옥 생활을 했던 인물이 출소 후 얼마 되지 않아 방송가를 기웃거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명인의 복귀는 자칫 ‘진정한 반성’보다는 ‘경제적 목적’의 쇼로 끝날 수도 있는 데다, 이미지 세탁 등의 상업적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찬성 입장이라는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미 형을 마쳤다면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활동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형사 처벌은 응보, 교정, 사회 복귀를 전제로 하므로 방송 복귀 자체를 무조건 막는 건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며 “시청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 관련 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상당수는 못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보배드림’이나 ‘SLR클럽’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글이 게재되자 “범죄자가 무슨 토크쇼에 나온다고?” “공백기도 없이?” “아, 이건 좀…최소한 공백기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감방 생활이 공백기였나?” “마약 중독자들은 자숙하고 돈 좀 못 벌게 해야지. 돈 벌어서 또 마약 할 것 같다” “토크쇼 출연 반대” “어이가 없네” 등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유튜브 채널 정도면 크게 문제 없는 거 아니냐?” “안 그래도 궁금했었는데 나왔네” 등 옹호 의견도 눈에 띈다.

앞서 돈스파이크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대마초 흡연이 적발됐다가 2021년 말부터 아홉 차례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 구매 및 14회 투약, 엑스터시 7회 제공, 필로폰 20g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g은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감안할 때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은 약 667명에게 투약할 수 있을 만큼 다량이었다.

2023년 1월, 재판부는 상습 마약 투약 및 매수 혐의로 기소된 돈스파이크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 약물치료 강의 80시간을 선고하고, 추징금 약 3985만원 및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검찰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자, 그해 6월 항소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파기하고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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