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기록의 결과물’ 지오최

2025.07.02 11:59:58 호수 1538호

시간, 풍경과 마주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마리에서 지오최의 개인전 ‘시선 너머, 시간이 머문 자리’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도시 한복판에서도 시선을 잠시 멈추고 사유할 수 있는 회화적인 장면을 제안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갤러리마리가 준비한 ‘시선 너머, 시간이 머문 자리’ 전시는 작가 지오최가 수년간 기록한 사유의 결과물이다. 그가 캔버스에 담은 화면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기억과 감각이 겹쳐진 시간을 품고 있다.

어디선가

우리는 때때로 풍경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눈앞의 장면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기억, 감정, 시간이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오최의 회화는 바로 그런 ‘머무름’을 위한 풍경이다. 이는 단순한 풍경이 아닌 풍경 너머의 시간, 침묵 속에서 감정을 듣는 지오최의 회화적 사유의 결과물인 셈이다.

지오최의 명상적 풍경화를 마주할 때 우리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을 느낀다. 시간, 내면의 감정과 기억과 꿈, 개인의 신화를 녹여 낸 현대회화의 연결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지오최가 오랜 시간 마주한 자연과 감정의 풍경을 한데 모아 중첩시킨 결과다. 작업의 출발은 언제나 치열한 관찰과 사유에서 시작된다. 관찰의 기록과 감정의 편린이 펼쳐지는 작업실은 또 다른 차원의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감정과 기억이 서로 교차하고 어떤 이미지는 솟아오르며 이미 지나간 감각이 다른 색으로 피어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지오최의 시간은 흐름이 아니라 머무름이다. 지오최는 순간을 지나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며 감각과 감정을 켜켜이 쌓아간다. 자연을 통해 내면과 마주하고 자신을 바라보며 감정과 기억이 결을 포개는 사의적 회화다.

보는 게 아니라 머무른다
감정과 기억의 결 포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동트는 브라이스 캐년’과 ‘한밤의 환상곡’이다. 같은 장소를 각기 다른 시간과 감정으로 그려낸 연작이다. 같은 장소를 바라보면서 그것이 작가의 내면에서 어떻게 숙성되고 표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침의 장엄함과 밤의 환상은 다른 시간, 감정, 그리고 다른 나로부터 비롯된다. 풍경은 단지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작가의 시간과 감정이 쌓여 나타난 형태다. 목수국, 샤인머스캣, 계란 프라이, 매화 등 그림에 등장하는 익숙한 사물과 풍경은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지오최의 화면에서는 ‘어디선가 본 듯한데 전혀 다른 감각’을 일으킨다.

그 감각은 보는 사람을 과거의 기억으로, 혹은 아직 경험하지 않은 어떤 곳으로 데려간다. 지오최를 통해 재구성된 감정의 풍경이자 시간의 층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다. 그림 한 장을 바라보는 일은 곧 한 세계를 바라보는 일이다.

지오최의 작업 앞에 서는 순간 우리는 화면을 통해 각자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빛과 색, 형태 너머로 작가의 비선형적 시간과 감정의 층위를 마주하고 교차가 이뤄지는 곳이 바로 모든 것이 중첩된 불투명한 시간이다.

본 듯한

갤러리마리 관계자는 “지오최는 투명한 감각의 순간을 캔버스에 새긴다. 그러면서 그의 회화는 보는 그림이 아닌 머무는 그림이 된다.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기억이 겹쳐지고 과거가 그림 속 풍경과 연결되며 이 순간의 감정이 새롭게 떠오른다. 비로소 우리는 풍경 너머에 놓인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뜨거운 여름 지오최가 건네는 조용한 여행을 함께 떠나주길 바란다. 전시에서 만나는 풍경은 작가의 것이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시간, 풍경과 만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지오최는?]


▲학력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졸업(1991)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1995)

▲개인전
‘Pray for Love’ 루나갤러리(2024)
‘상상정원-From Heart’ 갤러리마주안(2023)
‘From Nature-My dream, My Prayer’ EK갤러리(2023)
‘작고도 거대한 세상과 나’ PFS갤러리(2022)
‘MY DREAM’ 올리비아박갤러리(2022)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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