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결렬’ 서울시내버스 노조, 준법투쟁 카드 대응

2025.04.30 10:41:02 호수 0호

‘안전운행’ 명분으로 지연 방식
내달 1일부터 연휴 기간엔 정상 운행
5월 파업 가능성도⋯노사 대치 계속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서울시내버스 노동조합이 30일 오전 4시 첫차 운행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우려했던 출근길 교통 대란은 없었지만 버스의 배차 간격이 늘고, 지하철에 승객이 몰리는 등 시민 불편은 가중됐다.



전날인 29일 오후 5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 진행된 노사 마라톤 협상은 약 9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문제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이날 오전 2시께 조정이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라 격월 지급되는 상여금(기본급 100%)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강력히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사측은 상여금 포함 시 평균 임금이 15% 상승한다고 주장하며 “기존 임금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운전직 호봉제 상향(9→11호봉) ▲기본급 8.2% 인상 ▲정년 65세 연장 등 추가 요구사항도 내걸었지만, 노사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으며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노조는 준법투쟁을 통해 사실상 ‘태업’을 선언했다. 모든 승객이 안전하게 자리를 잡거나 손잡이를 잡을 때까지 버스를 출발하지 않거나, 급출발·급제동 등의 위험 운전은 피하는 방식이다. 또 휴게시간에는 주차 업무조차 수행하지 않고, 일체의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시에도 당연히 지켜야 할 안전 운행 규정을 명분으로 장시간 정류소 정차나 의도적 속도 저하 행위가 지속될 수 있다”며 불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울시는 교통 대란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먼저 지하철 1~8호선 열차 운행 횟수를 47회 증설(오전 7~10시 혼잡 시간대 연장)하고, 자치구별 무료 셔틀버스 1~2개 노선 운영을 통해 시민 이동을 지원한다. 교통경찰 배치와 함께 실시간 상황 모니터링도 병행하기로 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비상수송 대책도 가동할 것”이라며 “국민의 생활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노사 간 갈등이 진행 중으로, 향후 파업으로 쟁의 행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가 도출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번 하루 경고성 투쟁 성격으로 준법투쟁을 진행하며, 내달 1일부터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내달 8일 예정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 지역 대표자 회의에서는 쟁의 행위 강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휴일 동안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상 운행하고, 이후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전면 운행 중단은 피했으나, 준법투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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