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더럽다” 중국 쇼트트랙 쑨룽 막말 쏟아낸 이유

2025.02.10 15:15:12 호수 0호

동료 ‘린샤오쥔 밀어주기’ 논란도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쑨룽(25)이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 직후 한국을 겨냥해 “더럽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10일 중국 언론 <시나 스포츠>에 따르면 쑨룽은 9일(현지시각)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후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며 “더럽다. 그냥 더럽다!”고 소리쳤다.

당시 인터뷰 중이던 중국 여자 선수들은 쑨룽의 고성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고, 그가 지나가자 눈썹을 치켜올리며 멋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날 결승 경기에선 한국과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원(29)과 린샤오쥔(29·한국명 임효준)이 선두 경쟁을 벌이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마지막 곡선주로서 안쪽으로 파고든 린샤오쥔이 손을 사용했고, 박지원도 이에 대응하다 륀샤오진이 뒤따라오던 카자흐스탄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다.

이날 한국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끝에 박지원에게만 페널티를 부여하며 실격 처리됐다. 이로 인해 4위였던 중국이 3위로 올라서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현지 매체는 쑨룽의 발언이 한국 선수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시나 스포츠>는 “계주 경기서 중국과 한국 선수 간 신체접촉이 많았고, 쑨룽은 경기 도중 여러 차례 방해를 받았다”며 “쑨룽은 상대 선수의 경기장 내 행동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린샤오쥔은 한국체육대학교 출신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서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2023년 중국으로 귀화한 후 2023-2024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서 500m 금메달을 포함, 3관왕을 달성하며 중국 내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앞서 쑨룽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서도 박지원과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추월 과정에서 쑨룽이 박지원의 얼굴을 손으로 치면서 박지원이 고글을 고쳐써야 했으며, 이후 홀로 넘어지기도 했다. 심판진은 두 사람의 충돌에 대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페널티를 부과하지 않았고, 박지원은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반면, 쑨룽은 4위에 머물렀다.

해당 경기 직후 인터뷰서 쑨룽은 “어디서 공동 책임이라는 거냐. 상대 선수가 나를 밀어서 넘어뜨렸는데, 내 책임이 어디 있다는 거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한 사람이 우리 중국 선수 두 명을 내리쳤는데, 이런 위험한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는데도 페널티가 없다면 쇼트트랙 경기장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규정의 허점을 악용해 상대를 방해하는 전술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2018년 평창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올림픽서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반칙 논란에 휘말린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일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나 정작 쑨룽은 이번 대회서 린샤오쥔 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남자 쇼트트랙 500m 결승서 쑨룽은 선두 경쟁 중인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뒤에서 밀어줬다. 박지원과 경합 중이던 린샤오쥔은 쑨룽에게 엉덩이가 밀린 뒤 속도를 높여 가장 먼저 결승선 통과에 성공했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쇼트트랙 선수는 ‘계주’ 경기서 팀 동료로부터 받는 푸시 이외에 다른 선수의 도움은 모두 제재 대상이다. 하지만, 경기 당시에는 해당 장면이 부각되지 않았고 심판도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한 중국 언론은 이 경기에 대해 “쑨룽이 린샤오쥔을 도왔다. 이게 바로 팀 차이나”라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을 중심으로 이 같은 자평이 나오자 국내 누리꾼들은 “계주도 아니고 밀어주기하는 게 맞냐” “역시 중국서 열리는 경기다운 (심판)판정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끝판왕인 것 같다” “중국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종목서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거머쥐며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금 2개, 은 2개, 동 4개를 획득해 2위에 올랐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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