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윤석열, 당당히 맞서겠다더니…스스로 걸어나와야”

2025.01.13 09:08:16 호수 0호

입장문서 “국가 및 자신을 위해서라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불응을 두고 “경호처를 앞세우지 말고 스스로 걸어나오는 게 최선”이라고 훈수했다.



우 의장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을 앞두고 나라 안팎으로 긴장이 높다. 국가를 위해서도,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에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한 대통령은 어디로 간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직무가 정지됐더라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더 이상의 국격 훼손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 달라”며 “법치주의의 예외를 주장할 게 아니라 법 집행에 순순히 응하는 것이 그래도 대통령다운 모습”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개인적인 인기나 대통령 임기, 자리 보전에 연연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반, 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에 맞서 싸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하지만,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안에서 머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의 1차, 2차, 3차 출석요구서를 수령 거부했으며, 법원의 체포 및 수색영장 발부 후에도 대통령경호처 및 경찰 병력이 영장 집행을 막고 있는 중이다. 


법원의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엿새째지만, 수사기관은 여전히 타이밍만 재고 있는 분위기다. 수사기관은 경호처와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유혈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겠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역,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굳건한 사법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처럼 시간만 흘러 보내다가 다시 한번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호처 내부 직원들의 잇단 내부 동요 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고서도 “이대로라면 경호처에 근무하는 젊은 사람들까지 평생에 걸친 오명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난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비겁한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의 앞길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날 경호처 내부망엔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경호처 직원들 사이서 공유되면서 파장이 일었고,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론 보도가 나가면서 논란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복구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선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하라. 기관 간 갈등이 아닌 법치주의 회복이냐 아니냐가 본질”이라며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협조를 지시하고, 국가기관끼리 충돌을 막는 것이 권한대행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별위원회(이하 특위)와 법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무유기 혐의로 최 대행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최 권한대행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대통령경호처의 불법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 대행이 지난달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것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은 것도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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