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김대남 미스터리, 철저한 수사 이뤄져야

2024.10.10 08:53:56 호수 1501호

“내가 선택했지! 찍어서, 거기가 좋다는 소식을 듣고. 왜냐하면 다른 데는(임기가) 2년인데 일단 3년이니까. 3년이면 뭐, 우리 정부 있을 때까지 다 있는 거지.” “상임감사는 정부에서 파견 나온 감사라 만고땡이야, 감사는 사장보다 편하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의 당사자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서울보증보험 감사 자리를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는 녹취가 공개됐다.

김 전 행정관은 대통령 후보 팬클럽 운영 외에는 이렇다 할 이력이 없다. 그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된 것도 놀라운데, 선임행정관 경력으로는 하기 힘든 금융공기업의 감사로 임명된 것은 의아하기까지 하다.

연봉 3억원과 기사가 달린 G80 승용차 제공에 판공비만 월 480만원이나 되는, 공기업 2인자로 군림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김 전 행정관은 서울보증보험 감사직을 사임하면서 논란이 되는 녹취에 대해 사적인 대화가 공작으로 비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전 행정관이 국민의힘 대표 경선을 앞둔 지난 7월10일, 인터넷 매체 기자에게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너희가 이번에 잘 기획해서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전당대회에 개입하라며 사주를 요청했다.

또, 여의도연구원의 한 대표 지지율 조사 등이 당비 횡령이라는 기사를 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자녀 문제에 대한 공격도 주문했다. 그렇다면 한 대표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 전 행정관의 배후는 누군가. 그가 선택한 자리로 보내줄 정도로 막강한 실력자는 과연 누구인가?


한 대표와 친한(친 한동훈)계가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을 통한 한 대표 공격 배후로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정조준했다. 대통령실은 “개인의 근거 없는 허풍이자 추측을 놓고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경솔하게 당정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즉각 반박하면서 양측이 또다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김 전 행정관에 대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탈당하는 바람에 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어졌다. 그러나 내부 감찰이 아니더라도 전대서 특정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불법행위를 했다면 수사받아야 한다.

대통령실 전직 참모와 인터넷 기자가 어떻게 이런 일을 논의할 수 있었는지 진상도 밝혀야 한다.

이대로 놔두면 윤-한 갈등만 부각될 뿐 국민이 의심하는 부분은 해소되지 않는다. 국민은 도대체 3억 연봉의 금융공기업 임원 자리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서 당무 개입, 공천 개입도 정치판 내 그들만의 일이라고 치자.

하지만 금융공기업 임원 자리는 전혀 다르지 않은가.

김 전 행정관은 서울보증보험 이사회서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단 5분 회의 끝에 만장일치로 감사에 선임됐다. 이력 등 특별한 배경이 없다면, 연봉 3억원이 넘는 공기업에 갈 수 있었겠는가.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93%의 지분을 가진 정부 투자 회사로 공적자금 10조원이 투입됐고, 아직 6조원가량 회수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대통령실이 앞장서서 이런 황당한 낙하산 인사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김 전 행정관 같은 낙선, 낙천자들은 공기업 ‘낙하산’ 자리를 놓고 대통령실에 줄을 대려고 치열한 경쟁을 한다.

김 전 행정관 측은 총선 낙천 이후 대통령실로부터 원서를 넣어보라고 해서 넣었을 뿐 추천 과정은 모른다고 했다. 여권 핵심 인사들 역시, 김 전 행정관의 통화 녹음 공개로 논란이 커지자, 서로 그의 감사 임명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를 감사로 추천했다고 알려진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추천한 적이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대통령실도 공기업 감사 임명과 대통령 내외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렇듯 금융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연봉 3억원인 서울보증보험 감사로 임명되는 데 추천한 사람도 없고, 이유를 아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는 어떻게 서울보증보험 감사 자리로 갔을까?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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