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외로운 늑대’에 대한 궁금증

  • 이윤호 교수
2024.08.24 00:00:00 호수 1494호

사람은 성향에 따라 크게 외향적(extrovert)과 내성적(introvert)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흔히 외향적인 사람을 ‘사회적 나비(social butterfly)’, 내성적인 사람을 ‘외로운 늑대(lone wolf)’에 비유하곤 한다. 



물론 사회적 나비가 항상 외향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 항상 외로운 늑대인 건 아니다. 내성적인 사람과 외로운 늑대의 차이는 그들이 독립성과 사회 규범을 다루고 처리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내성적인 사람은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필요에 따라 타인과 공조할 수 있다. 그들은 의사결정 과정서 다른 사람의 조언도 추구하고,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지만 사회적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다.

반대로 외로운 늑대는 강렬한 자기 의존감과 독립심을 가지며, 자신의 판단에 기초한 의사결정을 하고, 군중의 의사에 따라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비관습적 관심과 생활 유형을 받아들여 사회의 기대감과 규범에 도전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왜 우리는 ‘늑대’라는 용어를 일부 테러범이나 범죄자에게 붙일까? 사실 늑대는 집단생활을 하는 지극히 사회적 동물이다. 외로운 늑대라면 집단의 구성원이 아니라 다른 무리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늑대다. 늑대의 일반적 특성과 달리 혼자 살기를 선호하는 늑대가 있기 때문에 외로운 늑대라는 단어가 강력한 것이다.

‘외로운’이라는 설명이 늑대라는 단어 앞에 붙으면서 고독을 선호하는 모든 사회적 창조물을 기술하게 된 셈이다.


늑대는 집단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아주 강한 극소수의 늑대만이 홀로 살 수 있을 것이고, 홀로 살기를 선호하는 외로운 늑대가 집단생활을 하는 보통의 늑대보다 더 강하고, 더 공격적이고,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외로운 늑대는 보통의 늑대가 선호하는 대형 먹잇감을 혼자서 사냥하기란 매우 어려워서 생존을 위해 더욱 강하고, 공격적이고,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외로운 늑대는 집단으로부터 쫓겨났을까, 아니면 스스로 선택한 것일까? 쫓겨났다면 외로운 늑대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지만,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외로운 늑대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까?

다수의 이상 동기 범죄가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밝혀진 현실을 보면, 이들의 삶의 방식은 과연 스스로 택한 것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한 강요된 것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이라면 ‘나 홀로’ 늑대가 더 합당한 표현이 아닐지 궁금해진다.

외로운 늑대에 대한 또 다른 궁금증은 왜 외로운 늑대거나 나 홀로 늑대가 됐느냐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기질과 관련될 개연성이 높을 것이고, 그런 기질을 대체로 내성적인 성향서 찾고 있다.

반대로 강제된 것이라면 기질보다는 상황이나 환경이나 여건이 만든 결과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강제된 외로운 늑대는 내성적이어야만 할까? ‘선택한 외로움’은 내성적일 개연성이 높지만, ‘강제된 외로움’은 내성적이건 외향적이건 크게 상관이 없지 않을까? 

당연히 모든 외로운 늑대가 반드시 내성적이지도 않고, 모든 내성적인 사람이 외로운 늑대가 되는 된 아닐 것이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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