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골프 성매매 큰손 ‘시아 실장’ 정체

2024.08.12 10:33:12 호수 1492호

“19홀까지 돌아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얼굴만 예쁘면 정말 돈 많이 벌 수 있다. 여기서 일하는 여자 중에 일반 직장인이 많다.” 남성 골프 파트너를 연결해주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시아 실장이 한 말이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진 않았지만, 처음 전화 통화하는 상대방에게 ‘직업여성’으로 일하라고 권할 정도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사람을 통해 성매매를 접할지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최근 소폭 줄었다고 발표됐지만, 여전히 국내 골프 인구가 많다. 지난달 29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국내 골프 산업의 현재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골프장 이용객 수는 4772만명으로 2022년 대비 5.7% 줄었다.

라운딩 돌고…

반면 전국 골프장 수는 전년 대비 8개 증가해 522개가 됐다. 리서치는 국내 골프 수요가 해외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런 상황은 여행사 ‘해외 골프 여행’ 수요가 넘쳐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골프를 하려면 얼마나 돈을 써야 할까?

가까운 일본을 보면 최소 금액이 1인당 89만원, 중국은 30만원이면 골프 여행이 가능했다. 가장 인기 있는 해외 골프 여행지는 베트남이었고 최소 금액은 90만원 정도다. 국내 라운딩이라고 저렴하진 않다. 일반적으로 18홀 기준 10~20만원이고, 상대적으로 좋은 골프장이라면 30~40만원 정도다. 여기에 카트비와 캐디비까지 붙으면 한 번 라운딩을 돌 때 최소 50만원을 쓰는 꼴이다.

골프는 자연을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운동인 셈인데, 이런 틈을 노린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일명 ‘골프 파트너’를 찾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곳은 네이버 밴드다. 밴드서 ‘골프 파트너’를 검색하면 다양한 소모임이 검색된다. 그렇다고 전부 다 성매매를 하는 곳은 아니며, 창업이나 항공권을 파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의 특징은 제목만 ‘골프 파트너’이면서 아무런 설명이 없거나, ‘골프 파트너 찾기’ ‘소개’ ‘조인’ ‘(남성 전용) 여자 소개해 드립니다’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는 점이다. 밴드서 검색되는 소모임만 105개에 달한다.

해당 밴드에 가입하려면 프로필을 작성해야 한다. 여성 프로필의 경우 ▲출생연도 ▲거주지 ▲연락처 ▲직업 ▲키/몸무게 ▲결혼 여부 ▲골프 구력/핸디 ▲이성과 함께하고 싶은 것 ▲주량/흡연 여부 ▲차량 소유(차종) ▲닮은 연예인 등의 질문이 있었다. 

일반적인 소모임 가입을 위한 프로필이 아니란 내용은 다음 질문에서 나왔다. 앞의 질문에 더해 ▲나의 스타일과 몸매는 ▲만나고 싶은 이성 스타일은 ▲애인을 원하는지 ▲무료 골프, 데이트 중 원하는 것은 등의 질문이 있었다.

프로필 질문만 봐도 단순히 골프를 같이 즐길 친구를 찾는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첫 데이트(무료 골프) 시작 전 “스크린 골프, 식사, 가벼운 술자리 등의 데이트를 즐기실 수 있다. 차후 라운딩도 개별적으로 연락해 진행하면 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도 있었다. 

이어 “여성이 남성과 연락하는 과정서 거절할 수 있으며 남성이 여성의 카톡 사진 등을 보고 다른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환불은 안 된다. 우리는 결혼정보회사처럼 만남까지 주선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외모는 우리가 보고 1차로 거른다. 하지만 각자 취향이 있으니 어쩔 수 없고, 자연스러운 만남까지 이어가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니 이 점 유의하기 바란다. 아르바이트생은 절대 없다”고 설명했다. 시아 실장은 직업여성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말은 남성 회원이 소개비 명목으로 밴드 관리자에게 돈을 내면 여성 회원을 소개해준다는 것이다. 그냥 소개만 받는 것은 아니다. 남성 회원이 여성 회원을 ‘무료 골프 라운딩’에 초대할 수도 있었다. 공지글에는 “프로필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서 매칭 성공률이 낮은 분은 무료 골프를 원하는 여성과 매칭될 확률이 높다. 라운딩하면서 교감하고 데이트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직업여성은 수수료 10% 내야
“하룻밤 보내야 팁 많이 받아”

요약하자면 ‘밴드 모임에는 절대 아르바이트생이 없으며 소개했지만 취소될 수도 있다. 돈을 내야 여성 회원을 소개해준다’는 정도다. 사실일까? <일요시사>가 골프 라운딩 파트너와 통화해 본 결과, ‘아르바이트생은 없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일요시사>는 골프 성매매를 매칭해준다는 시아 실장에게 ‘골프 파트너를 구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자를 보내자 곧 전화가 왔다. 그는 취재진에 “우린 남자를 구해주진 않는다. 여자를 구해준다”고 답했다.

기자가 “지인도 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그는 “최소 2주 전에는 연락을 줘야 한다. 1박이나 2박은 최소한 한 달 전에 연락 달라. 그리고 기본적으로 남자가 여자한테 매너비를 지불해야 한다. 남자가 여자랑 방을 같이 쓰고 잠을 자기 때문에 돈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아 실장은 “남자가 여자의 모든 경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젊은 여자는 더 달라고 한다. 최소 금액이 당일 40만원, 1박 60만원, 2박 100만원, 3박 이상은 150만원”이라며 “아무래도 나이에 따라 다르다. 남자분이 50대면 선택의 폭이 넓으니 급하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에 태국 치앙마이를 가는 남자의 골프 파트너를 구했다. 남자 나이가 53세라 시간이 되는 여성의 폭이 넓어 급하게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갑자기 일주일 뒤에 3박5일 일정으로 해외여행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 소개로 연락을 줬느냐”는 물음에 기자가 “지인이 알려줬다”고 하자 대뜸 이상한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인이 여기서 일하는 여자분인가 보다. 혹시 여기서 일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직접 선수로 뛰는 것으로 연결은 내가 한다. 직장인처럼 하는 건 아니고 연락 오면 가는 그런 것”라고 설명했다. 시아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각 실장은 남자 손님을 갖고 있는데, 그는 여자만 가입된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남자 손님이 여자를 구한다는 연락을 받으면 여자들에게 프로필을 보내줘서 선택하라고 한다.

이때 매칭이 성사될 경우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데, 시아 실장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며 “만약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 1박에 60만원이나 70만원을 받는다면 먼저 나한테 선입금을 10%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의 돈은 약속을 취소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했지만, 그는 “남자가 용돈도 많이 주고 마음에 들면 계속 만날 수도 있지 않느냐? 나한테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일종의 소개비를 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시아 실장 밑에 있는 여성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막내는 96년생이었다. 그는 “이미 예약이 한 달 반이나 밀려 있다. 이 친구는 1박에 100만원 받는다”고 자랑하는 투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꼭 1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데이트만 해도 하루에 40만원은 벌 수 있다”면서도 “1박을 해야 팁을 많이 받는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스타일 초이스

취재원은 <일요시사>에 “시아 실장이 성매매 알선을 한 경우만 수천건에 달하며, 벌어들인 돈 또한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성매매알선죄가 모두 해당된다. 특히 정황만 확실하면 합동 단속도 시행하고, 나아가 성매매 자체에 대해 조사도 한다”고 밝혔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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