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황태자에 깔린 꽃길

2024.05.23 15:17:23 호수 1480호

순식간에 커진 장남 존재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이디야 오너 2세가 이사회에 입성했다. 부친에 이어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이 한층 부각된 양상이다. 후계자는 해외사업을 비롯한 경영 업무에 관여해 능력 검증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의 장남 문승환씨는 지난달 초, 이디야 이사회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생인 승환씨는 2019년 이디야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20년까지 회사에 몸담았다. 이후 BCG, 커니, 딜로이트 등 외부 컨설팅업체에서 근무했으며, 3년 공백을 깨고 지난해 말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이디야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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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씨가 등기이사(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와 연결짓는 분위기다. 섣불리 경영 일선에 나서기보단, 이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경영 전반을 익히는 수순을 밟을 거란 계산이다. 이디야 사내이사에 선임된 승환씨는 경영상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 출신 김상수 신임 대표는 일종의 우산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디야는 지난 1일 선임된 김 신임 대표에게 경영을 총괄하는 임무를 부여했고, 이로써 이디야는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2022년 문 회장을 포함한 3인 대표 체제를 구축했던 이디야는 지난해 6월과 12월 이석장·권익범 전 대표가 잇따라 자리에 물러나면서 문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 바 있다.


승환씨는 김 신임 대표 휘하에서 해외사업 등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디야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해외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내이사 선임 이사회 입성
경영수업 받으며 핵심 역할

최근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있다. 2022년 말 기준 이디야 총 점포 수는 3019개(가맹점 3005개, 직영점 14개)로, 업계 2위인 메가커피와 약 30개 차이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이디야는 지난해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18.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경쟁사인 앤하우스(메가커피 운영사)와 컴포즈커피의 수익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앤하우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4.1% 증가한 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컴포즈커피는 영업이익 36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7% 늘어난 수치다.

승환씨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 지분 승계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디야의 최대주주는 지분 67%(67만주)를 보유한 문 회장이다. 벤처투자회사에 몸담던 시절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문 회장은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한 이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예견된 수순

반면 문 회장의 두 아들은 부친과 현격한 지분율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승환씨의 지분율은 6%(6만주)에 불과하며, 문 회장의 차남인 지환씨는 지분 2%(2만주)를 쥐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25%(25만주)는 문 회장과 동업 관계인 김선우씨 몫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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