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당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게 돌려드리고,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을 문화 금융의 중심으로 바꿔 동료 시민들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국회 세종의사당 규칙안’이 통과돼 전체 17개 상임위 중 12개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결정됐다”며 “지금 계획대로 하면 상임위를 마치고 본회의 표결을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하고, 상임위의 유기적 협력이 어려워지고, 부처의 장·차관 및 공무원도 서울과 세종을 더 자주 왔다갔다 해야 하는 등 입법 행정의 비효율이 커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미 세종에 부지는 준비돼있고 공사도 예정돼있다. 완전한 국회의 세종 이전은 행정 비효율 해소, 국가 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 DC처럼 진정한 정치행정의 수도로 완성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그 부지는 서울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예를 들어,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은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원형을 유지하면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 테이트모던 같은 세계적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맘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는 영국, 싱가폴, 홍콩과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의도뿐만 아니라 인접한 마포, 영등포, 동작, 양천, 용산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월10일은 여의도 정책을 끝내는 날,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10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서 집권여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국민의힘 내부서도 현재 선거 판세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 기자회견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총선서 세종시 및 대전·충청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도 “저희는 시민의 이익과 국익을 위해 저희가 준비해 온 최선의 안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평가는 담담히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에 역대 대통령들이 집무를 수행했던 청와대를 벗어나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겠다고 공약했던 바 있다. 당선 이후 윤 대통령은 실제로 청와대를 일반인에 개방하고 용산에 대통령실을 꾸려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세종시 국회 이전 안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아예 국회를 통으로 (세종으로)이전해야 한다. 세종이 행정에 이어 입법부까지 갖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신 전 의원은 지난 2월5일 인터뷰서 ‘여의도 부지는 국회가 통으로 이전될 경우, 굉장히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키실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막힌 아이디어 방안들이 많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그런(국회의 세종시 이전) 식으로 하면 충청권도 살고, 서울도 윈윈하는 킬러 콘텐츠로 내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16일,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세종의사당으로 가는 건 불가항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2028년 이전을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국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종의사당은 이번에 토지계획 예산이 확보돼 빠른 시일 내에 국회규칙을 운영위, 국회 본회의서 통과시켜야 한다”며 “그러면 어느 범위까지 이전하게 될 건지 확정짓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신속하게 더 잘 이전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빠른 시일 내 국회 규칙을 개정하고, 국회 규칙이 통과하고 나면 추진단을 구성해서 본격적으로 차질 없이 하려고 한다”며 “예상 시기는 2028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부연했다.
지난 2020년 11월11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서울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의 경제·금융·문화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세종에는 국회의 완전 이전을 목표로 하는 단계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당시 국민의힘은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조5000억원 이상 드는 사업을 용역비를 반영해 밀고 나가려 한다. 위헌성 문제가 먼저 제기돼야 할 뿐 아니라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가에선 세종시로의 국회 완전 이전 문제가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법 위헌’ 판결로 인해 개헌 절차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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