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갑작스런 주말 회사 근무로 인해 여섯 살 딸아이를 고모 집에 맡겼다가 피자 문제로 남편과 부부싸움까지 했다는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포털사이트 네이트 내 커뮤니티인 ‘네이트판’ 결시친(결혼/시집/친정) 게시판에는 ‘우리 애만 피자 안 준 형님 때문에 부부싸움’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어제 남편과 대판 싸우고 아침에 둘이 쳐다도 안 보고 나왔다. 정말 다시는 친척집에 아이 맡기면 안 되겠다. 서운한데 말할 데도 없고 속상하다”고 운을 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주말, 남편이 외출한 상태서 A씨도 갑작스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겨 딸아이를 고모 집에 맡기면서 시작됐다. A씨는 아이를 맡아준 형님에게 ‘조카들이 피자가 먹고 싶다’고 했던 데다 딸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잘됐다’ 싶은 마음에 피자 2판을 배달 주문했다.
지난 13일, ‘피자가 먹고 싶다’는 딸의 말에 A씨가 ‘고모네 가서 사촌오빠들하고 피자 먹지 않았어?’라고 물었는데, 귀를 의심할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모 집으로 배달됐던 피자를 먹지 못했으며 고모와 함께 밥을 먹었다는 것이었다.
A씨에 따르면, 아이들 말이 혹시 거짓말일까 봐 설마 하면서도 그래도 ‘내 자식은 내가 믿어줘야 한다’는 마음에 형님께 “주말에 우리 아이 피자 잘 먹었느냐”고 물었다. 형님은 “피자는 우리 애들 시켜준 거잖아. 여섯 살짜리한테 몸에도 안 좋은 무슨 피자를 주느냐면서 감자조림에 밥 비벼서 줬다”고 답했다.
어이없는 마음에 A씨는 “다 같이 드시라고 두 판 보내드린 건데요”라고 언짢아했는데 돌아온 형님의 답변은 가관이었다. 한 판은 아이들 주고 남은 한 판은 얼려뒀다가 나중에 데워주려고 냉동실에 넣었다는 것.
A씨는 거기서 먹고 싶은데 못 먹고 있었을 우리 아이가 너무 안쓰럽고 섭섭해서 한 소리 하려다가 ‘아이 맡긴 내가 죄인’이라는 생각에 참고 넘긴 뒤 퇴근한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A씨는 “남편은 누나가 아이 몸에 안 좋다고 안 먹인 걸 뭘 서운해 하느냐? 쪼잔하게 그런 거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고 했다”며 “두 남매가 어쩌면 똑같이 저렇게 속 뒤집는 소리만 하느냐?”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가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쳐다만 보고 있었을 거 생각하면 너무 속상한데 내 자식 편은 안 들고 어떻게 형님 편을 들까요? 제가 쪼잔한가요? 남편이 너무한가요?”라고 자문했다.
해당 글은 21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1885명의 회원이 추천을, 51명은 반대 버튼을 눌렀다(15일 오후 4시 기준).
베플에는 “앞으로 남편은 감자조림에 밥 비벼주고 아이랑 삼겹살 구워 드세요” “아직 고등학생이면 앞으로 대학교, 결혼식 등 크게 돈 나갈 일 많을 텐데 피자 한 판으로 싸게 값 치르고 형님네와 선 그을 수 있게 된 거니 기뻐하셔라. 경조사 때마다 딱 10만원 20만원씩만 하고 남편이 돈 더 주자로 할 때마다 여섯 살짜리 피자 한 조각도 아까워서 못 주는 인간들에게 돈 쓰면 돌아오겠느냐고 두고두고 우려 먹으세요” 등의 댓글이 올랐다.
또 “6살 아이를 감자조림에 밥 비벼 먹인 여자가 건강 같은 소리하고 있다, 진짜. 피자 두 판을 시켜줬는데 우리 아이들 사준 거 아니냐고? 못 쳐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거기다 남은 한 판은 냉동실에?” “그냥 전화해서 아이가 먹고 싶다는데 먹여도 되냐고 물어보고 먹이면 되지. 건강 생각했으면 반찬 골고루 해서 국까지 8첩반상은 차려야지. 무슨 감자조림에 밥을 비벼서 먹여” 등 형님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외에도 “감자조림은 간장에 설탕, 물엿 다 들어갔을 텐데 그건 몸에 좋은 건강식이냐?” “아, 열받네. 건강 생각했는데 감자조림에 밥을 비벼줘?” “다양한 반찬들 꺼내 먹였으면 진심 건강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뭐? 감자조림? 피자를 냉동시켜?” “오빠들이 빨리 다 먹어버려서 많이 못 먹었다는 줄. 한 판은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했다니 구질구질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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