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흔들렸던 롯데관광개발이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늘길이 열리고, 중국 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다만 불안정한 기초체력은 이 회사의 미래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1971년 설립된 롯데관광개발은 호텔업, 리테일, 카지노, 여행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명에 ‘롯데’를 사용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범롯데가’로 분류된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부인 신정희씨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여동생이다.
구멍난 재정
경영은 독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대주주는 김기병 회장이고, 롯데그룹과는 지분상 연결고리가 없다. 최근 수년간 롯데관광개발의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2019년에 연결기준 매출 884억원, 영업손실 162억원을 거뒀다.
이런 가운데 터진 코로나는 롯데관광개발을 더욱 힘들게 했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손실은 2020년 700억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이듬해 1313억원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적자폭을 다소 줄였지만, 카지노와 여행 서비스 부문의 부진으로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실적개선 기미가 뚜렷해졌다는 건 긍정적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60억원) 대비 46억원가량 적자 규모가 감소한 수치다. 2분기로 한정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1% 늘어난 76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롯데관광의 실적 반등은 하늘길 확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3~4월 중국 직항노선 재개와 4월부터 제주공항의 해외 직항노선이 다시 열린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 6월 말부터 베이징·상하이·항저우 등의 중국 노선이 신설 및 확대되며 주 100회 수준의 직항노선 체제가 구축됐다.
하반기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힘입어 영업이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이후 6년5개월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수년째 계속된 적자
부실한 기초체력 걱정
이렇게 되자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또 현재 200억원대인 카지노 매출이 올해 안에 500억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이 안정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려면 재무개선은 필수에 가깝다.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적자의 영향으로 재무 악화가 두드러졌다.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9년에 89.7%였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24.0%로 뛰어올랐다.
급기야 올해 상반기에는 부채비율이 1642.1%로 6개월 만에 4배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총부채가 1조6794억원인 데 비해, 총자본은 1023억원에 그친다.
롯데관광개발이 차입금 등으로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했다. 2020년 약 92억원이었던 이자 비용은 이듬해 640억원으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이자 비용만 928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이자로 지급된 금액이 549억원에 이른다.
당장 리파이낸싱 부담은 롯데관광개발이 해소해야 할 숙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관광개발 장부상에 기재된 총차입금은 1조3333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약 9200억원에 달한다.
불안 요소
최근 대출시장 흐름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건 꽤나 부담스러운 요소다. 금융사들은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PF 대출을 자제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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