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연구비 나눠먹기는 20년간 정부가 키운 공룡”

2023.08.31 11:13:42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연구비 나눠먹기, 갈라먹기는 20년간 정부가 키운 공룡이다. 연구자가 연구비 수주 영업을 해야 하는 PBS(Project based system)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 처방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국내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GDP 대비 총 R&D 투자 비중은 4.95%(2021년 기준)로 세계 2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의 질적 성과가 낮고 기초연구성과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내 R&D 실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번 정부의 연구비 예산 삭감 및 구조조정을 보면서, 연구자와 연구기관은 모든 오명을 뒤집어썼다고 말하는데 연구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부가 나눠먹기, 갈라먹기 카르텔이라고 비판한 연구비 문제의 핵심은,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가 운영해온 PBS 제도, 즉 연구과제중심제도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자들은 낮은 출연금 비율과 높은 외부 과제 수주 비율 때문에 설립기관 고유의 연구업무나 원천기술 개발에 필요한 장기적인 연구보다, 연구비용 확보를 위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며 “즉, 인건비와 기관운영비 확보를 위해 기관의 임무 또는 개인의 연구 분야와 관련이 적은 다수의 과제를 수주해야 하고, 이는 연구 생산성이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PBS의 문제는 과기출연기관 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부설연구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PBS 제도로 인해 한국의 과학기술 분야 연구과제의 성공률은 99%에 달한다. R&D 기획 단계부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 확률은 낮더라도 성공하면 노벨상 후보에 오를 수도 있는 담대한 프로젝트에 도전하지 못하고, 이미 결과가 뻔한 연구만하는 R&D 생태계로 변질됐다”며 “연구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과학기술분야의 특성을 감안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이 보장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 성과가 미진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PBS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연구자들과 연구기관이 원래의 전문성과 설립 목적에 맞는 연구에 안정적으로 집중할 수 없고 시대를 리드할 연구자와 연구물이 나올 수 없다”며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카르텔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과학기술 연구비는 사실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의 제도적 환경이 만든 기형적 산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부 연구개발비 구조조정을 시작하려는 지금이야말로, PBS 제도 대신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만들어줄 새로운 연구비 재원 지급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그래야 나눠먹기, 갈라먹기 카르텔이 사라지고,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물이 한국서 우리 손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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