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락앤락, 왜?

2023.07.27 14:03:24 호수 1437호

김 새는 밀폐용기 신화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락앤락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거금을 들여 회사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뒷걸음질의 연속이다. 경영진 교체로 반전을 꾀하기에는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1978년 출범한 락앤락은 4면 결착 밀폐용기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 회사는 창업주인 김준일 전 회장의 지휘 아래 세계 120여 국가에 수출하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주는 수년 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는데, 이는 경영권 교체에 따른 수순이었다. 

총체적 난국

올해 1분기 기준 락앤락 최대주주는 지분 69.64%를 보유한 ‘컨슈머스트랭스’지만 실질 주인은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다. 어피너티는 2017년 12월 특수목적법인(SPC) 컨슈머스트랭스를 설립하고 김 창업주와 김창호 전 락앤락 사장으로부터 각각 지분 57.8%, 10.8% 인수했다.

해당 과정에서 투입된 금액은 6293억원이었고, 어피너티는 인수 자금 중 3235억원을 주식담보대출로 확보했다.

어피너티 휘하에서 락앤락은 사업 영역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밀폐용기에 관한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생활용품 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제품 다변화에 힘입어 락앤락은 2017년 4174억원이었던 연결기준 매출을 지난해 5212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락앤락은 어피너티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수익성이 문제였다. 2017년 연결기준 516억원었던 락앤락의 영업이익은 ▲2018년 365억원 ▲2019년 243억원 ▲2020년 289억원 ▲2021년 325억원 등 인수 시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감소했다. 

사모펀드 안기고 뒷걸음질
부진 탈출 묘수 언제?

제품 다변화를 통한 외형 확장은 생산라인 증설, 인력 증원 등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수익성을 낮춘 계기로 작용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중국 봉쇄 정책과 급증한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 23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92.9%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이 곤두박질치면서, 락앤락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락앤락 주가는 6060원으로, 어피너티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2017년 12월경 주가(1만2950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고 경영진은 빈번하게 교체되고 있다. 락앤락은 최근 천해우 동남아영업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재호 전 대표 선임 후 9개월 만의 교체다. 앞서 락앤락은 지난해 1월 선임한 김성태 전 대표도 10개월 만에 이재호 전 대표로 변경한 바 있다. 

설상가상

실적 및 해외 사업 부진이 대표 교체 이유로 꼽힌다. 락앤락은 과거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동남아 지역에서 매출 신장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락앤락 매출액은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8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매출액은 각각 315억원, 173억원으로 13%, 1% 줄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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