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오너 3세 영전 숙제

2023.02.23 15:49:45 호수 1415호

커진 책임 무거워진 어깨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제일약품이 오너 3세 경영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오너의 두 아들이 각각 사장과 전무에 오른 가운데 기존 전문 경영인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다만 오너 3세 형제는 커진 영향력만큼 무거운 짐을 임무를 어깨에 짊어진 상황이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수익성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제일약품그룹은 지난달 1일 자로 제일약품을 비롯한 계열사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오너가 3세 한상철 부사장과 한상우 상무가 각각 사장, 전무로 승진하는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었다.

예고된 승진

1976년생인 한 신임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인 한원석 전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데 이어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2006년 제일약품 항암사업부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에 올랐다. 

차남인 한 신임 전무는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를 거쳐 2019년 제일약품 개발본부 이사로 입사했다. 현재 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승진 인사를 계기로 제일약품이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가동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석제 대표의 연임 여부에 따라 승계 밑그림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성 대표는 지금까지 3년 임기의 대표이사직을 여섯 번이나 연임하면서 제일약품을 17년간 이끌었지만 일곱 번째 연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 출신인 성 대표는 2005년부터 경영 전반을 총괄했고, 이 기간 동안 제일약품은 눈부신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2004년 2200억원대에 불과했던 제일약품의 매출은 성 대표 체제서 7007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오너 경영 회귀 수순? 
바닥 친 실적개선 관건

관련 업계에서는 한 회장의 두 아들이 승진했어도 성 대표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영업을 총괄해온 성 대표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 상태에서 향후 오너 3세 체제로의 전환을 노릴 거란 계산이다.

일단 오너 3세 형제의 역할이 한층 확대되는 수순은 예상해봄직하다. 한 사장이 경영 부문, 한 전무가 개발 부문을 이끄는 승계 밑그림이 한층 명확해질 수 있다. 실제로 한 사장은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고, 한 전무는 제일약품 개발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지분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성 대표와의 동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제일약품은 2017년 6월 인적분할을 거쳐 존속법인인 제일파마홀딩스가 지주회사로 탈바꿈했고, 전문의약품 사업부문이 신설돼제일약품으로 이관됐다.

일반의약품회사인 제일헬스사이언스와 의약품판매대행사 제일앤파트너스도 제일파마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일파마홀딩스 지분구조는 ▲한 회장 57.79% ▲한 사장 9.70% ▲한 전무 2.86% 등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 지분 49.24%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 사장의 제일약품 지분율은 0.61%다.

보폭 확대

현 시점서 제일약품 오너 3세 형제의 최우선 과제는 실적개선과 신약 개발이다. 지난해 제일약품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85억원이다. 제일약품은 신약 임상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통해 수익성 부진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제일약품은 타 제약사의 의약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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