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빌 게이츠(Bill Gates) 빌 앤 맬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이사장을 접견하고 글로벌 보건 위기 극복 및 미래 보건위기 대응 등 국제보건의료 협력 강화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김 의장은 “코로나19 공동대응을 비롯한 국제 보건 연대와 협력은 우리 인류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대한민국 국회는 글로벌 보건협력을 위한 재단의 관심에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는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바이오 분야에서 감염병 관련 백신·치료제를 연구하는 좋은 기업들이 많이 있으므로 재단 측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게이츠 공동이사장은 “게이츠 재단의 주요 목표는 가장 빈곤한 국가에 있는 아동과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감염병혁신연합(CEPI), 글로벌 펀드 등 여러 기구를 통해 팬데믹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혁신연합(CEPI)은 2017년 게이츠 재단이 주도해 신종감염병 백신개발·비축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구다.
글로벌 펀드(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주요 감염병 퇴치와 국제 보건 의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02년에 설립된 국제단체다.
게이츠 공동이사장은 “빈곤국에 만연한 말라리아·결핵·에이즈 등 질병 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국제기구인 글로벌펀드에 자금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해당국의 보건을 개선하고 팬데믹 예방을 위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염병 백신·치료제 연구하는 한국 기업들에 관심 갖고 지원”
빌 게이츠 “한국 10대 경제대국 걸맞게 국제원조 늘리는 것 기대”
그는 “한국이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 원조를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려면 국내총생산(GDP)의 0.3%까지 원조를 늘려야 하는데,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윤재옥 외교통일위원장과 우원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한국의 경제 수준에 걸맞게 글로벌 보건협력 및 기후환경 분야에 기여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내년부터 감염병혁신연합(CEPI) 기금 참여를 확대하고 올해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원 보충 회의와 관련해 국회 역할을 뒷받침하는 등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은 게이츠 공동이사장에게 백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을 제안하는 한편,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바이오 서밋(10월),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장관급 회의(11월) 등 국제 보건 행사 참석도 요청했다.
게이츠 공동이사장의 이번 국회 방문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6월 김진표 국회의장이 트레버 문델 재단 글로벌헬스 부문 회장 면담 시 국제 보건 의제에 대한 한국 국회의 협력과 지지를 위해 게이츠 공동이사장의 방한 및 국회 연설을 제안해 성사됐다.
이날 접견에는 재단 측에서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 조 세렐 유럽·중동·동아시아 대외협력 총괄이사, 제임스 카르티 중동·동아시아 대외협력 임시 부총괄 이사, 미호코 카시와쿠라 동아시아 대외협력 총괄과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김영주 부의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재옥 외교통일위원장,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 우원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박경미 의장비서실장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