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생과일주스 판매점 프랜차이즈 쥬씨가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다. 주요 실적지표가 일제히 하향세를 나타낸 것이다.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기에는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2010년 9월 건대 상권에서 첫 선을 보인 쥬씨는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1리터 생과일주스 아이템을 내세워 대학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결합되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
내리막
외형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쥬씨의 주요 재무지표는 비약적인 상승곡선을 그렸다. 법인 전환이 이뤄진 2015년에 매출 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매출 433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마냥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만 같았던 분위기와 달리 2017년부터 하락세가 표면화됐다. 당해 쥬씨의 매출은 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였다. 심지어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이 이뤄지기도 했다.
쥬씨의 부진은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임대료 상승 ▲식자재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여파였다. 빈약한 겨울철 메뉴로 특정 계절에 매출이 쏠리는 구조적 문제가 부각된 것도 이 무렵이다.
성장세가 한풀 꺾이자 급격한 내리막이 쥬씨 앞에 펼쳐졌다. 2018년 매출은 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 줄었고, 매해 감소세가 이어진 끝에 2020년에는 매출이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지기에 이르렀다.
한 번 빠진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7년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쥬씨는 ▲2018년 12억원 ▲2019년 8억4500만원 ▲2020년 6억3000만원 등 적자가 지속됐다.
물론 하향세를 관망하는 태도로 일관한 건 결코 아니었다. 쥬씨는 매출 회복을 위해 제2 브랜드를 육성하는 한편 주스와 함께 동시에 타 제품을 판매하는 상품 이원화 전략을 내세웠다.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매출 판로를 확대하고자 하는 작업도 뒤따랐다.
한때 잘나갔지만…
매년 뒷걸음질 거듭
그러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내세웠던 자구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쥬씨는 매출 74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적자폭은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로써 매출은 5년 째 하락세를 나타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가맹점 수가 눈에 띄게 감소 추세라는 점이 실적을 회복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 양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 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700여개에 달했던 쥬씨 가맹점 수는 2020년 말 기준 446개로 축소된 상태다.
특히 2019년에는 가맹점 수가 전년 대비 104개 감소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자 재무상태에서도 불안요소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2016년 125억원이었던 총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72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총부채는 54억원에서 10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총부채의 증가와 총자본의 감소가 맞물리면서 부채비율은 최근 들어 급격히 뛰어올랐다. 2019년 32.5%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120.3%로 치솟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0.8%로 상향 조정됐다.
진퇴양난
대거 유입된 차입금이 부채비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쥬씨는 2018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지만 2019년 10억원의 차입금을 끌어들였고, 최근 2년 사이에는 70억원대 차입금이 장부상에 기재돼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8.2% ▲2020 38.2% ▲지난해 42.1% 등 매년 오름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