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

2022.05.23 10:46:06 호수 1376호

“원칙만 지켜도 성공한 정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지나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로, 마른하늘에 떠오른 무지개와 함께 윤석열 시대가 밝았다. 윤석열정부는 ‘5년 만의 정권교체’란 국민의 바람에 답해야 한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15개 분야 시민단체가 중지를 모았다. 창간 26주년을 맞은 <일요시사>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새로운 국민의 나라’ 청사진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사방팔방에서 청년을 외치는 목소리가 들린다. 선거가 다가오면 그 볼륨은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정작 그 안에서 청년이 소외돼있다는 점이다. 청년의 정치, 청년에 의한 정치, 청년을 위한 정치는 신기루와 같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고 종잡을 수 없는 세대. 기성세대가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2030세대의 이런 특성은 정치권의 구애로 이어졌다. 4050세대가 진보진영을, 6070세대가 보수진영을 떠받치는 공고한 지지층이라면 2030세대는 상황에 따라 표심을 바꿀 수 있는 이른바 ‘캐스팅보트’이기 때문.

하지만 청년의 쓰임은 거기까지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젊음’의 상징으로 유세차 옆에 세워두는 정도의 역할이 끝나면 ‘잘 가’ 한마디와 함께 설 자리를 잃는다. 정치인은 변화를 약속하며 표심에 호소하지만 유독 청년에게만큼은 인색한 편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청년의 실질적인 정치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 이유로 정치권의 높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지난 11일 <일요시사> 회의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청년정치크루는 2016년 정치권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 7명이 진보나 보수 등의 이념에서 벗어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청년 정책을 만들어 반영하자는 취지로 모여 시작한 단체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자주 등장한 ‘크루’라는 단어에 착안, 단체명을 지었다고 한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문재인정부 5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식 때 언급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말이 유명했지 않았나. 하지만 이 말은 진영논리, 이념 갈등 등에 묻혀 퇴색된 측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조국 사태, 윤미향 사건, 정의연 사태 등이다. 그 사건을 원칙적으로 처리했다면 대선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원칙이 깨지면서 청년이 많은 실망을 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정부의 청년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청년정책은 일자리, 주거, 넓게 봐서는 국방까지 청년에게 보편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정책을 말한다. 사병의 처우를 개선한 국방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만들겠다면서 무리하게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다가 일어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문재인정부 원칙 파괴로 실패
‘캐스팅보트’ 선거 이후엔 ‘팽’

부동산 정책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부분을 봤을 때 좋은 평가를 하긴 어려울 듯하다. 

-윤석열정부도 대선 과정에서부터 청년 홀대 논란이 있지 않았나.

▲윤석열 대통령이야 말로 청년 지지층의 덕을 많이 본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여성가족부 폐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의 공약으로 판을 흔들었다. 청년을 겨냥한 공약, 청년보좌역이 조언한 공약으로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 구성, 내각 조각 과정에서 청년의 목소리는 다 빠져 버렸다. 윤석열정부의 청년정책에 기대를 할 수 없는 이유다.

-변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현재 국민의힘은 친박(친 박근혜)이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구정치인과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층이 대립하고 있다. 솔직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준석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보수정당의 흐름을 바꿀 수 있겠다고 기대했는데 최근 모습을 보면 당 대표 한 사람만의 개인기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쳥년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는지.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래도 열심히 일하면 집도 사고 결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욜로, 플렉스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청년이 찾은 나름의 해소 방식이다. 청년이 가상화폐나 영끌 투자가 위험한 걸 모르는 게 아니다. 그거 말고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는 어떤가.

▲선거에서 청년층의 영향력은 계속 커질 거라고 본다. 하지만 청년이 정치권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얼마나 완성돼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청년이 정치권에 들어간다는 것은 기업에서 사원이 사장 공모에 도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의 절대적인 수도 적을뿐더러 그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도 많지 않다. 

-결국 청년정치가 가야할 길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청년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는 건 크게 중요치 않다. 지금보다 2배가 늘어나도 30여명 안팎이다. 그보다는 청년이 정치라는 분야에 들어와 일하면서 경험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처럼 싱크탱크 같은 것도 활성화하고 의원실 채용도 투명화해서 정치에 참여하는 청년의 절대적인 수를 늘려야 한다.

극단적 양극화 암울한 미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청년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지. 

▲극단적인 양극화 시대가 올 것이다. 부모의 자산이 있거나 안정적인 일자리 안으로 진입한 청년은 오히려 더 살기 좋아졌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야근이 없어졌고,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면 가격이 크게 뛰었다. 반대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취준생은 대출금도 갚지 못해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갈수록 양극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제라도 분배나 소득 격차 해소 등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 원칙으로 공정과 상식, 그리고 실용과 국익 등을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원칙만 잘 지켜도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청년은 진영논리에 매몰돼 내로남불 하지 말고 눈앞에 쌓여있는 문제들을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원칙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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