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내 부모를 고소합니다” 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피해자

2021.11.05 10:03:41 호수 0호

 

폐쇄적인 보육원의 울타리 안.



보육원의 분위기는 언제나 깨질 것처럼 살벌했다.

중학교 2학년, 철이 들 무렵 알았다.

내가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토끼였다.

먹이사슬의 정점엔 보육교사가 있었다.


여자 보육교사는 밤마다 남자 아동을 불러 마사지를 시켰고

보육교사들은 툭하면 몽둥이를 휘둘렀다.

벌거벗긴 채 화장실에 가두어져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부어가며 맞았고

무거운 책을 목 뒤에 올린 채

몇 시간을 버텨야 했다.

보육교사가 ‘투명인간’으로 지목하면

한 달 내내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반항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정신병원 강제입원이었다.


나도, 친구들도 보육원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외진 정신병원에 갇혔다.

반복되는 학대에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우리는 포기와 체념을 배워야 했다.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리려 했지만

어디에서도 들어주지 않았다.

보호종료 이후 인권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사건 경과 후 1년이 지난 사건은 다룰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아들은 본인들을 데려갈 사람도 없고 세상천지 그냥 자기 혼자인 거에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약자는 바로 이 아이들이겠죠.”(유정화 변호사 인터뷰 중)

2020년, 보육원 운영 재단은 ‘마리아수녀회’에서 ‘예수회’로 바뀌었다.

학대 의혹에 대해 꿈나무마을 측은 “2020년에 재단이 바뀌어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번 고소를 통해 선례를 만들어 그냥 알리고 싶었어요. 지금도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 나라에서는 도대체 뭘 하는지, 보건복지부도 뭘 하는지...”(고소인 박지훈씨(가명) 인터뷰 중)


<kuj27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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