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빅3 '책사' 대전

2021.05.24 09:18:22 호수 1324호

대권 길목 아는 '브레인' 잡아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여권 빅3 잠룡들이 심포지엄 형태의 대선 출정식을 줄줄이 개최하고 있다. 대권 레이스가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들의 대선 캠프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책사’들의 면면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차기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 전에 세를 불리면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는 형국이다. 관련된 핵심 역할은 참모들이 맡는다. 대권주자들의 구상을 다듬어 정책으로 내놓는 일이다. 대선 공약의 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공약 출발점

여권 주자들의 정책 구상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레임덕 국면에 진입했고, 민주당은 야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한지 오래다. 여권 잠룡들은 자신만의 공약으로 정부 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면서도 외연까지 확장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된 셈이다.

각 캠프에서 준비하고 있는 정책들은 공통분모를 보이고 있다. 너도 나도 준비하고 있는 분야는 코로나19다. 문재인정부에서 준비 중인 집단면역 기조를 유지하면 발생 가능한 변수와 부작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의료·바이오 및 질병 관련 전문가들 영입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부동산 정책도 비슷한 맥락이다. 부동산 이슈는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그리고 재보선 참패의 도화선이 됐다. 집값 안정을 이루면서도 투기 세력을 엄단하고, 실수요자들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고차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


이제 막 지지율을 쌓기 시작한 후보자들도 부동산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점을 살펴보면, 부동산이 차기 대권의 향배를 가를 만한 이슈로 부상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까지 여권 잠룡들은 코로나19 등 민생 문제에 대해 극복 의지와 대응책 등을 넌지시 내비췄다. 하지만 대선 캠프가 갖춰지면서 보다 구체적인 안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캠프 참모들은 차기 대선주자들과 오랜 인연이 있거나, 지근거리에서 함께 일하고, 물밑에서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현직 교수부터 공무원, 기업인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했다.

교수진 필두, 전문가 그룹
코로나·부동산…민생 우선

이 지사는 경기연구원(경기도 싱크탱크) 이한주 원장, 김재용 경기도 정책공약수석을 중심으로 정책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 시리즈’의 청사진을 그린 인물들이다.

이 원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기존 복지 국가 체제의 사회보험서비스로는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기본소득과 기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지난 20일~22일 인도네시아 기본소득학회 국제회의에서 경기도 기본소득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김 수석은 해당 정책이 수립하게 된 배경과 함께 청년기본소득, 재난기본소득 등의 효과를 소개하며 국제적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교안보 분야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주축을 맡는다. 이 전 장관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남시 남북교육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전 장관은 이 지사의 전국 조직인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정책 멘토링은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수행한다. 이 전 실장은 ‘노무현의 경제교사’로 불리며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의 경제민주화추진단장으로 경제공약을 책임진 바 있다.

산업 분야는 김기덕 경기도 AI산업전략관이 맡는다. 지난해 임명된 김 전략관은 AI산업전략관 초대 임명자로 4차 산업혁명 정책과 관련, 이 지사를 보조했다. 삼성전자에서 20여년 근무한 ‘삼성맨’으로 삼성디스플레이 경영혁신그룹 그룹장 출신이다.


서민 위한
기본 총력

이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는 오는 6월 말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이 지사 측은 교수진 외에도 다양한 전문가와 접촉,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는 일찌감치 공식활동을 알렸다. ‘연대와 공생’이라는 캠프는 지난 10일 첫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대와 공생의 대표는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다. 김 명예교수는 학계에서 개혁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김 명예교수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과 이명박정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KDB산업은행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교수를 중심으로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과학기술·국민건강 등 6개 분야와 행정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각 분과 소장들은 현직 교수들이 맡고 있다.

정치분과 소장에는 50대 한국정치학과회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경제분과 소장에는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외교안보분과는 김성주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과학기술분과 윤용태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국민건강분과 김재상 이화여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싱크탱크
참모 앞장

사회분과에서는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활동 중이다.


동시에 이 전 대표는 정부혁신 등 행정개편을 담당하는 TF(태스크포스)를 별도 구성했다. 이 전 대표는 주택지역개발부, 기후에너지부, 지식재산처, 미래전략데이터 등 4개 부처 신설을 주장했다.

주택지역개발부는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신설 부서다. 기존의 국토교통부는 교통, 물류 부문으로 분리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부는 업무가 겹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기후 변화 업무를 분리, 신설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식재산처와 미래전략데이터는 각각 지식재산 업무 총괄과 데이터 업무 통합을 맡게 된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1일 광화문포럼(정세균계 의원 모임) 기조강연을 통해 정치권 복귀를 공식적으로 알린 바 있다. 당시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래씨앗통장’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20세 청년에게 1억원 지급하는 미랫씨앗통장 정책은 정 전 총리의 대표 정책이다.

이 교수는 정 전 총리 캠프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교수는 정 전 총리와 행보를 함께한 바 있다.

인맥 총동원 세 과시 눈길
공식 출마 전 마무리 전망

그는 정 전 총리가 국무총리 재임 시절 ‘목요대화’에 참석한 전력이 있다. 목요대화는 정 전 총리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정책에 대해서도 힘쓸 전망이다. 정 전 총리는 국무총리로 재직하면서 정부 차원의 방역 정책을 총괄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총리는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측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교수는 정 전 총리가 총리로 재임하던 시절 방역과 백신 분야에서 코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지표 개발 등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정 교수가 감염병 전문가로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재보선 참패 이후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내 이견이 계속되자 그는 "부동산 가격과 주거 안정 목표는 같지만, 방법론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충분한 토론으로 최선안을 도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외연 확대
얼마나?

앞서 정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디지털경제, 저출생 고령화, 부동산 분야 특별보좌관과 자문위원까지 위촉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선을 고려해 인재풀을 넓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 전 총리가 캠프 구성에 있어서 이들을 포함시킬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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