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피아 포포프 ‘304위’ 무명 선수의 반란

2020.09.28 09:35:02 호수 1290호

‘무명 선수의 반란’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304위 조피아 포포프(28·독일)가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 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포포프는 지난달 24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664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우승 상금 67만5000달러(약 8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독일 선수가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것은 포포프가 처음.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였던 포포프는 최종 라운드에서 첫 홀(파4)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듯했지만 2, 3, 6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을 되찾았다. 전날 3타 차 공동 2위였던 수완나뿌라가 4~7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몰아쳐 1타 차로 추격했으나 포포프는 타수를 잃지 않고 계속 리드를 지켰다. 결국 수완나뿌라가 11, 13번 홀 보기에 발목이 잡혀 3타 차로 멀어졌고, 포포프는 15번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포프는 세계 랭킹 304위에 불과하고, 현재 LPGA 투어 출전권도 없는 무명 선수다. 2015년 LPGA 투어 신인으로 데뷔했으나 한 시즌 만에 투어 카드를 잃었고, 2018년에는 조건부 출전권으로 LPGA 투어에 복귀했으나 역시 다음 시즌까지 시드를 유지하지 못했다.

AIG 여자오픈 1위
통산 첫 우승 감격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도전했던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1타 차로 통과하지 못해 올해도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뛰는 포포프는 지난 7월 말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는 아너 판 담(네덜란드)의 캐디로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LPGA 투어가 중단된 올해 상반기에는 미니 투어인 캑터스 투어에 출전해 세 차례 우승, 주목을 받았다. 그는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도 우승은 없고 준우승만 네 번 했다.


포포프는 LPGA 투어는 물론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등 여자골프 세계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는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다. 이달 초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결원이 많이 생겨 출전 기회를 얻었고, 그 대회에서 9위에 올라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인비(32)가 1언더파 283타를 쳐 단독 4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남편 남기협씨가 캐디를 맡은 박인비는 첫날 6오버파로 부진했지만 이후 2~4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이번 대회 4명만 기록한 언더파 점수를 적어냈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는 박인비와 앨리 맥도널드(미국) 두 명만 기록한 ‘데일리 베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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