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금수저 남매 ‘클래시스’ 정체

2020.09.04 15:55:17 호수 1287호

태어나보니 수백억 부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 중 최고 주식 부자는 누구일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주인공은 중소기업 ‘클래시스’다. 회사 대표 자녀들은 모두 10대임에도 불구하고 700억원을 상회하는 주식을 갖고 있다. 자연스레 이들에게 눈길이 간다.
 

▲ 클래시스 본사 ⓒ클래시스


클래시스는 미용·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병원 시술용과 에스테틱용 미용 의료기기를 다루고 있다. 주로 리프팅, 탄력 개선, 지방 분해 등에 효과가 있다. 주력 제품은 ‘슈링크’로 국내외서 인지도가 높다. 자체적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클래시스는 초기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지만, 10여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이어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용·의료기기
화장품도 제조

창업주는 정성재 대표다. 피부과전문의 출신인 그는 지난 2007년 회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 ‘닥터자르트’라는 화장품 업체를 일군 바 있다. 클래시스의 업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최근 들어 국내 기업 가운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왜일까?

국내 상장사 주식(평가액)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성년자가 다름 아닌 정 대표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정 대표 자녀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들은 2004년생, 2006년생으로 16세, 14세에 불과하다. 반면 쥐고 있는 주식 가치는 7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들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또 다른 미성년자와는 17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상당한 규모다.


클래시스는 오너 일가가 공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율만 모두 84.82%다. 최대주주는 정 대표(50.97%)에 이어 부인 이연주씨(16.85%), 그리고 아들과 딸이 각각 8.5%(549만7307주)를 소유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서 측정한 자녀들의 주식 평가액은 714억6500만원이었다.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클래시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각각 731억1418만원으로 모두 1462억원을 상회한다.

두 자녀 외에도 정 대표와 이연주씨가 보유한 주식 가치도 상당하다. 이들은 각각 3298만3847주와 1090만1162주를 쥐고 있다. 종가로 환산 시 4386억8516만원과 1449억8545만원이다. 여기에 자녀 보유 지분을 얹게 되면 모두 7300억원에 육박한다.

대표 14·16세 자녀 715억 주식 보유 
오너 일가 주식 가치 7000억 훌쩍 넘어

정 대표의 두 자녀는 언제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을까.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이들은 각각 10%(10만주)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클래시스는 상장하기 전으로 정 대표 일가서 100%에 가까운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클래시스는 지난 2017년 12월 기업인수목적회사 ‘케이티비기업인수목적2호’와 합병하며 코스닥에 변경 상장했다. 합병 이후 케이티비기업인수목적2호 최대주주가 클래시스 최대주주인 정 대표로 바뀌었다. 우회상장을 택한 셈이다.

당시 두 남매는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현재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후 특별한 변동은 없다. 정 대표 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클래시스 실적 대부분은 의료기기로부터 비롯된다. 클래시스 전체 매출액서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97%가량이다. 나머지는 화장품과 개인용 미용기기에서 채워진다.

일례로 지난해 연결 기준 클래시스 매출액은 811억원이었다. 의료기기에서만 783억원, 나머지 27억원은 화장품 및 개인용 미용기기였다.


회사 주력 매출처인 의료기기는 사업보고서 상에 ‘클래시스’ 브랜드와 ‘클루덤’ 브랜드로 따로 게재된다. 실적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클래시스 브랜드가 의료기기로부터 비롯된 매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클루덤 브랜드는 한 자릿수다.

실적 매년
상승세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주력 제품을 양분화해 국내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병원에 납품하는 제품은 클래시스라는 브랜드를, 에스테틱샵에는 클루덤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3년간(2016∼2019년) 회사 성적표는 매년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성장은 가시적이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8억원, 474억원서 지난해 8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108억원서 174억원, 417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순이익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51억원서 148억원으로 흑자 전환된 후 333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시장 반응도 궤를 같이 했다. 2017년 초 종가는 1900원대 후반이었지만 그해 말에는 최고 4500원대까지 상승했다. 다만 2018년에는 오름세가 지속되지 못했다. 최고 7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연말에는 4000원대 초반으로 장을 마감했다.

급격한 실적 상승이 있던 지난해는 눈여겨볼만했다. 3월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그 다음 달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해 말에는 최고 1만7000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1만4000원 선으로 수렴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다소 감소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5억원으로 32.3%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각각 33.4%, 38.1% 감소한 63억원, 47억원이었다.

증권가
매수 의견


반면 해당 분기 보고서가 공시된 이후 증권가에서는 매수 의견을 내놨다. 목표 주가는 앞자리까지 바뀐 2만1000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 김동하 애널리스트는 클래시스 실적 부진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수출 감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낮아진 눈높이에는 부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매출액은 2% 상승한 442억원, 영업이익은 3% 증가한 253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서 보수적 의견을 내놓는 상상인증권서도 매수의견을 내놨다. 예상대로 하락했지만 국내를 시작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목표가는 1만9000원이었다.

클래시스는 2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2017년 처음 설립한 법인들이다. 클래시스가 영위하는 사업인 화장품, 개인용 미용기기 브랜드 ‘스케덤’을 담당한다. 

이들은 모두 비상장사로 해외에 위치해 있다. 한 곳은 미국 뉴욕에 설립돼 미국 온라인 시장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곳은 중국 상하이 소재 법인이다. 주요 품목은 리프팅 밴드와 리프팅 패치 등이다.

계열사 실적은 본사 실적에 비하면 초라하다. 앞서 언급됐듯 클래시스서 화장품 및 개인용 미용기기가 차지하는 실적은 한 자릿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들은 적자서 시작해 흑자로 전환된 상태다.

매년 실적 개선, 지난해 가파른 상승
관련 업계서 대장급, 한때 시총 1조

최근 3년간(2017∼2019) 뉴욕과 상하이 법인 순이익은 -2200만원, -1200만원으로 시작해 4107만원, 236만원으로 올라선 뒤 지난해 3000만원, 830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클래시스는 계열사에 담보를 서주는 등 특별한 자금 거래를 맺고 있지 않다. 내부적으로만 거래 관계를 맺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클래시스는 뉴욕 법인으로부터 1억5700만원, 3억3100만원, 4억7700만원의 매출을 냈다. 상하이 법인서도 820만원, 3900만원, 3200만원어치 제품을 팔았다.

클래시스는 상장 이후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업계 평균 이상이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는 매해 4억8400만원, 8억6800만원, 29억6100만원을 배당했다.
 

▲ 클래시스 슈링크 ⓒ클래시스

같은 기간 배당성향(기업서 벌어들인 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은 5.6%, 5.8%서 지난해 8.9%까지 올랐다.

회사는 관련 업계 가운데 시가 총액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일 기준 클래시스 시총은 8606억원이었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1조원대에 있었지만 몸집이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공고한 지배력 덕분에 오너 일가서 보유한 몫은 7300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법인 설립

클래시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업설명회(IR)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올해 2월 설명회를 시작으로 5월과 6월, 그리고 지난달까지 진행했다. 회사는 기업가치 및 투자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국내 기관 투자자부터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클래시스는 현재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아시아와 중동, 유럽, 북미, 남미 등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경로를 넓혔다. 회사는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자체적으로 가능한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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