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2019.07.22 09:35:21 호수 1228호

이형종 / 레인북 / 1만4500원

이 시대 직장인들의 최고 고민은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100세 시대 가장 큰 고민은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로 귀결된다. 60세 정년까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40~50대 직장인은 자의든 타의든 전직·조기퇴직·창업 등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한다. 
“누구나 퇴직을 원하진 않죠. 하지만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겠지요. 근데 경험하지 못해 참 낯설고 어려워요. 너무나 익숙한 회사에서 내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곧 내 존재가 사라지는 것과 같겠지요. 잊혀진다는 것은 존재가 없어지는 것으로 죽음과 같은 겁니다. 내가 안 죽어 봐서 모르겠지만 죽음의 공포와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 글은 어느 50대 직장인의 말이다. 얼마 전 프로야구 고참 선수들이 전성기가 지나면서 찾아오는 ‘에이징 커브’(Aging Curve), 즉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하향곡선을 보이는 현상이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에게도 에이징 커브와 같은 시기가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직장인들도 40에 들어서면서 에이징 커브 현상과 같은 ‘마음의 정년 상태’에 빠진다. 
마음의 정년 상태란 조기퇴직과 임금피크제 등으로 40~50대들의 장래가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40대부터 승진에서 누락되고, 월급도둑으로 취급받으면서 일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0~50대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은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94%가 퇴직 후에도 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생직장은 옛말이 되었다. 마음의 정년 상태에 빠진 40~50대들은 홀로 장래에 대한 불안함과 고민으로 밤잠을 설친다.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 1위인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저자는 이런 심각한 중장년층의 문제가 지금까지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만 치부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개인에게 있을지라도 기업과 국가의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수명 60년 시대, 청년실업 문제처럼 40~50대의 지속가능한 일과 소득 문제도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도 자신을 점검하고 장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노동수명 60년 시대에는 일자리와 일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는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단순히 재취업이나 전직을 다룬 서적도 아니다. 독립생산자(Independent producer), 복직(複職)의 발상, 병행 커리어(Parallel career) 전략, 잠재능력 찾기, 범용기술(Portable skill), 스몰 스텝의 원리 등 조금 생소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에 오랫동안 일하고 자기답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노동수명 60년 시대에 어떻게 장래 커리어를 설계해나갈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저자 또한 대한민국의 평범한 50대이다. 평범한 사람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저자의 진심이 담긴 글은 대한민국 40~50대라면 누구에게나 공감과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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