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달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CC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마지막날 싱글매치플레이 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해 승점 15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4년 창설된 이 대회 3회째 드디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팀은 김인경(30), 유소연(28), 박성현(25), 전인지(24)로 구성돼 대회를 치렀다. 마지막 날 싱글매치 경기에서 전인지(24)와 김인경(30)이 승리하고 유소연(28)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2승1무1패 승점 5를 획득했다.
맞대결
포볼(2인 1조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점수를 성적에 반영하는 방식) 경기로 열린 예선 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거둬 승점 10으로 전체 1위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싱글매치 승점을 보태 총 15점을 획득,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승점 11)를 4점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우승상금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1인당 10만달러)를 챙겼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뜻밖에 고전했다. 먼저 세계 랭킹 1위 박성현과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의 맞대결에서 박성현이 2홀 차로 패했다.
특히 잉글랜드가 싱글 매치플레이 4경기 가운데 한때 3승 1무까지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전인지만 리드를 잡았을 뿐 다른 선수들이 모두 끌려가며 선두 자리가 흔들렸다.
하지만 전인지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상대로 1홀 차 승리를 따내 한숨을 돌렸고, 김인경 역시 잉글랜드 선수와 맞대결을 1홀 차 승리로 장식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잉글랜드는 최종 순위에서 미국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싱글 매치플레이 내내 한국을 바짝 뒤쫓으며 압박했다.
그러나 김인경이 잉글랜드 브론테 로와 맞붙은 매치업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김인경은 1홀 차로 끌려가던 12번부터 14번 홀까지 연달아 승리하며 승부를 뒤집어 이날 한국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만일 김인경이 로에게 졌다면 김인경의 2점이 잉글랜드에 넘어가며 4점이 좌우돼 우승의 향방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뻔했다.
싱글 매치플레이서
전인지·김인경 승리
마지막 경기로 열린 유소연과 렉시 톰프슨(미국)의 대결에서는 유소연이 16번 홀을 따내 올스퀘어를 만든 뒤 남은 2개 홀을 잘 버텨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인지는 참가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 4전 전승, 유소연은 3승 1무로 선전했다. 우승 비결은 ‘팀워크’였다. 유소연은 “이 대회는 몇 달 전부터 긴장됐는데 김인경 언니가 우리를 한마음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해줘 그 덕에 우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김인경이 “워낙 훌륭한 선수들이 팀을 이뤄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저는 이번 주를 쉼표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전인지도 “잘 끌어준 인경 언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준 소연 언니,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성현 언니가 좋은 하모니를 이뤘다”고 즐거워했고, 2승2패를 기록한 박성현 역시 “저는 정말 도움이 안 된 것 같은데 언니들과 인지가 잘해줘서 처음 출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201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회 대회 3위, 2016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처음 한국에서 열린 올해 대회에서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대회 2위 자리는 승점 11씩 기록한 미국과 잉글랜드가 나눠 가졌다. 2014년 1회 대회에서는 스페인, 2016년 2회 대회에서는 미국이 각각 우승한 바 있다.
한편 연습라운드를 포함해 7만5000명(주최 측 추산)의 갤러리를 불러 모은 이번 대회는 높은 인기 속에서도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3회 만에 우승 차지
초호화 선수진 유효
대회를 주관한 LPGA투어는 이번 대회에서 취소된 지난 토요일 티켓(6일·정가 10만원) 구매자들에게 환불해주지 않아 거센 항의를 받았다. LPGA투어 측은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는 것을 감안해 3라운드 경기를 2라운드가 열린 지난 10월5일로 당겨 진행했다. 6일은 폭우가 일찍 잦아들었음에도 경기하지 않고 3라운드 잔여 경기는 7일 오전 싱글매치에 앞서 재개했다.
LPGA투어 측은 티켓 구매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 및 환불 규정을 명시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같은 LPGA투어의 결정이 3라운드 티켓 구매자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LPGA투어 측의 결정이 아직 3라운드가 열리기 전이었고, 날씨를 예측해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가정해 소비자에게만 피해를 떠넘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3라운드가 예정된 6일에는 비가 내렸으나 경기를 하지 못할 정도의 궂은 날씨는 아니었다.
잡음
LPGA투어 측은“티켓 정책상 경기가 취소돼도 별도의 환불, 교환이 불가하나 6일 입장권 구매자에 한해 7일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소비자를 달랬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 등을 통해 “6일 티켓 구매자는 4라운드 경기를 볼 수 없는 사정이라면 대회장 앞에 가서 암표라도 팔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