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레즈비언들의 ‘사랑방정식’ 집중탐구

2012.05.11 20:33:33 호수 0호

“여자끼리라고 원나잇 하지 말란 법 있나요~?”

[일요시사=헤이맨라이프 서  준] ‘소수자의 사랑’이 있다. 말 그대로 그들의 사랑은 ‘소수’이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레즈비언’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일반인들과 차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성 취향을 비롯, 이성보다는 동성을 선호한다. 그들 사이에서도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느끼는 방식은 일반인과 비슷하다. 클럽에서 만나 부킹을 하고 원나잇 스탠드를 하며 싸우고 울고 헤어지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볼 때 ‘도대체 무슨 짓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이성의 관계랑 똑같이 중요하다.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들, 남편이 있지만 몰래 여자를 만나는 여자들, 그리고 여자끼리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여자들. 그 레즈비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20대 중반의 김모양은 ‘애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뒷조사를 해봤더니 애인은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다. 자신과의 관계는 말 그대로 불륜이었던 것. 그러나 그 애인은 남자가 아니다. 결혼을 한 평범한 가정주부 이모씨였다. 이렇게 둘은 여자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고 그 후 ‘불륜’ 관계를 맺게 됐다고 한다.



여성전용 찜질방
‘레즈비언 집합소’

“그렇게 자상하고 편했던 언니에게 남편이 있었다는 사실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 내가 겪는 마음의 상처는 몹시 깊다. 그렇게 언니를 사랑한 것이 지금은 후회된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추궁을 했지만 언니는 ‘이혼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이혼은커녕 남편과 싸움 한번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에는 내가 지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기다리기에는 나의 상처가 점점 깊어져갔기 때문이다.”

물론 ‘언니’는 김양을 설득하려 하기도 했다. 함께 1박2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값비싼 선물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때마다 김양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씨에게 남편이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용납이 되지 않았다. 끝내 김양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놀라운 사실은 레즈비언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뒷조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단 한번 연결되면 상당히 단단하게 연결되는 사이인 만큼 ‘정이 들기 전에’ 흥신소 같은 곳을 시켜서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남자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알아본다는 이야기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뭘 그런 것까지 하고 사나’란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에게 ‘레즈비언의 사랑’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사랑보다 더 심각하다. 김양 역시 뒷조사를 통해서 상대가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낸 것이다.


레즈비언도 서로의 애인·결혼 여부 ‘뒷조사’ 해
홍대 여성전용 클럽서 만나 자연스레 원나잇도

그렇다면 김양은 어떻게 레즈비언이 되었을까. 김양과 같이 레즈비언 성향을 가진 여성들은 남성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왠지 거칠고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김양의 레즈비언 성향은 중학교 시절부터 나왔다. 그때는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오로지 여성에게만 관심이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김양은 그런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레즈비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오히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힘겨움이 있었기에 그녀는 이번 상처가 더욱 가슴 아프다고 한다.

그렇다면 레즈비언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상당수는 홍대에 있는 한 여성전용 클럽이라고 한다. 겉으로만 봐서는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찜질방 등은 물론이고 ‘여성 전용’ 업소가 다수 있다는 점에서 홍대 클럽 역시 그저 그런 여성 전용업소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은 ‘레즈비언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레즈비언 성향이 아닌 사람들이 우연히 찾아오거나 혹은 호기심에 찾아온다고 해도 그녀들은 서로를 금세 알아보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레즈비언 클럽을 한번 가봤다는 최양의 이야기다.

“나 자신은 전혀 레즈비언 성향이 아니다. 멀쩡한 남자친구도 있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물론 정상적인 성관계도 맺고 있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 그곳에 있는 여성들은 눈빛부터 완전히 틀렸다. 남자들이 여자를 찾을 때의 그런 끈적한 눈빛, 바로 그러한 것들이 확실하게 차이가 났다. 꼭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도 그 정도의 눈빛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 찾는 듯
끈적한 눈길이 달라

특히 레즈비언 클럽에는 대개 두 가지 차림을 한 여성이 있다. 한명은 머리가 짧고 다소 여성스럽지 않은 모습을 한 여성, 또 하나의 부류는 머리가 길고 일반적인 여성의 모습을 한 여성이다. 이것이 단적으로 그녀들의 ‘성적 취향’을 알려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머리가 짧은 여성은 대개 남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 섹스를 할 때에도 남성의 역할을 많이 한다고 한다. 특히 남성 취향의 여성은 자신이 만족하기보다는 만족을 시켜주는 쪽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각종 성적 기구도 스스로가 착용한다고 한다. 반면 여성스러운 복장을 한 여성은 자연스레 여성의 역할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나이트클럽에서 행해지는 ‘원나잇 스탠드’도 당연히 행해지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여성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가가 합석을 하고 나이를 말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한다는 것. 물론 자신에게 다가온 여성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을 경우라면 슬며시 대화를 빼며 거절하는 ‘스킬’도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서로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고 ‘하룻밤’을 하고 싶다는 결론이 나면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특히 남녀 사이가 아니라 여성과 여성 사이이고 특히 레즈비언이라는 공통된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급속히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둘은 자연스럽게 술을 한잔 한 뒤 인근 모텔로 향하게 된다.


이때 일부 남성 성향을 지닌 여성은 스트랩온 등 각종 기구를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트랩온이란 남성의 성기 모형을 단 여성 팬티의 일종. 이렇게 하면 남성의 도움 없이도 쾌락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레즈비언들이 선호하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남성 역할 만족시켜주는 것 선호…각종 기구도 사용
제복이나 스타킹, 하이힐 등에 쾌감 느끼는 페티시도

심지어 레즈비언들에게도 ‘페티시 성향’이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성들에게 급속하게 번져간 페티시가 그녀들에게도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제복이나 스타킹, 하이힐에 대한 집착이 성욕으로 번져나가고, 그것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페티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레즈비언은 상대 여성에게 각종 제복이나 남성의 옷을 입히기도 하고 심지어 군인 복장, 남자 간호사 복장이나 백화점 판매원의 복장을 통해서 성적인 쾌락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레즈비언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경계령’이 내렸다. 다름 아닌 김양과 같은 경우의 ‘불륜 레즈비언’이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가정이 있으면서도 남편 몰래 여자를 사귀는 것이다.

사실 남편들은 아내가 남자도 아닌 여자를 만난다는 점에서 특별히 불륜을 의심하거나 혹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아내가 레즈비언일 것이라는 ‘상상초월’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륜 레즈비언’
이반들 경계대상

따라서 ‘레즈비언 아내’들은 이렇듯 불륜의 눈초리에서 보다 자유롭게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녀들과 관계를 맺는 여성들은 상대에게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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