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사후피임약 일반약 전환 논란

2012.04.03 09:53:03 호수 0호

"부작용 있는데 소비자 판단에 맡겨도 될까?"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정부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사후(응급)피임약'을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피임약'의 판매방식을 두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여성계는 '여성의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약'으로 전환을 주장해왔지만 '생명 경시'라는 종교계 비판과 남용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찬성 "원치 않는 임신 막을 수 있다"
반대 "오·남용만을 가져 올 뿐이다"

한해에 30~40억의 판매고를 올리는 약이 있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으며 가격은 1만5000~3만원 선이다.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임신을 막아주는 사후피임약이다. 사전피임약에 비해 호르몬 함량이 10배 이상 많아 구토·매스꺼움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이 약은 현재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사후피임약을 일반약으로 변경, 처방전 없이 구입을 가능케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중고생 임신뿐만 아니라 주말 등의 이유로 처방전을 구하지 못해 사후피임약을 구매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는 전문의약품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사후피임약의 구매 편의를 높이면 원치 않는 임신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 낙태를 줄일 수 잇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종교계와 의료계의 의견은 달랐다. 천주교 측 관계자는 "응급피임약은 생명이 가는 길을 방해한다"며 "폭력적인 약"이라고 주장했고, 의료계는 "성관계를 시도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가운데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약의 오·남용만을 가져 올 뿐"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먼저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가 결정한다>의 저자 소설가 남인숙씨는 네이트 '뉴스&톡'에서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으러 병원에 간 어린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용기를 내 찾아간 그곳에서 '왜 그런 짓을 했냐'는 식의 의사의 태도에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당연히 그런 의사는 일부겠지만 그런 상황에 대한 두려움 자체가 커다란 장벽이 되는 건 사실이다. 모쪼록 정책입안자들이 여러 면들을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아이디 이**는 뉴스 댓글을 통해 "본인들의 자녀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해 불법낙태를 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사후피임약을 사용하기를 원하는가? 본인이나 본인 자녀의 문제라고 가정하고 의견을 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불법낙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사후피임약은 일반약국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사후피임약의 일반약국 판매를 찬성했다.

아이디 @tomso***는 트위터에서 "낙태는 수정된 생명체를 제거하는 것이지만 사후피임약은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막아 임신을 방지해 주는 것이다. 생명체가 되기 전에 방지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계획없이 관계를 한 사람에게 1차적 잘못이 있지만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약을 복용하도록 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soemin***도 트위터에서 "솔직히 나도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아 본 적이 있다. 주말 같은 경우 병원에 못 가면 약 처방을 받을 수 없다. 약은 얼마 안하지만 처방전 받는 돈이 더 비싸다. 사후피임약이 몸에 안 좋은 것은 알지만 낙태보다는 나을 듯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할 수 있다며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아이디 @ow****는 트위터에서 "사후피임약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판다는 것은 낙태를 자유롭게 허용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수정하고 분열하는 모든 과정을 임의로 차단하는 것은 두 가지 모두 똑같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산부인과 의사라는 아이디 @joyoug****는 트위터를 통해 "적지 않은 수의 약사는 복약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이다. 또한 주말에도 응급실에 가면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능하다. 사후피임약 일반약 전환은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위험성 아주 높다


아이디 @parksu***도 트위터에서 "사후피임약 같은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을 수 있고 여러 번 먹을 경우 몸에 무척 해롭다. 그런데 이를 일반약으로 판매할 경우, 아직 어린 학생들은 눈앞의 문제만 보고 무분별하게 섭취하게 될 것이다. 단순하게 구토·매스꺼움 뿐만 아니라 자궁 내 출혈, 자궁 외 임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나라면 사후피임약 한 알보다 경구피임약을 매일 복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sample***는 트위터에서 "사후피임약은 위험성이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논리보다는 사후피임약은 위험성이 아주 높으므로 아예 사용자체가 권장되지 않는 약이며, 강간과 같은 비상시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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