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주간조선> ‘비공개 인터뷰’ 파문 진실게임

2012.02.28 13:44:19 호수 0호

김두관의 ‘오프더레코드’ 기자가 의도적(?)으로 까발렸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김두관 경남지사가 연일 뜨거운 뉴스를 만들어내며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며 화제를 모았던 김 지사는 지난 21일 보도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며 대선주자들의 약점을 꼬집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비보도를 전제로 한 대화내용을 인터뷰 내용처럼 보도한 것으로 알려져 김 지사를 당혹하게 만들었고 <주간조선>과 <조선일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차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됐던 김 지사가 차기 대권에 대한 강한 출마 의지를 처음으로 내비쳐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나오라고 하면 죽을 각오로 임할 것” 첫 대권 도전 의사 피력
<주간조선>과의 비공개 인터뷰, ‘해프닝’? ‘의도된 노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바람몰이가 거세다. 문 고문은 최근 다자구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을 앞지르며 야권의 최대 잠룡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그러나 김두관 경남지사도 만만치 않다. 민주통합당에 입당하자마자 700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현재 지지율은 약 20%대 2%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강한 권력의지와 친화력에 행정경험까지 두루 갖춘 잠재력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를 주목하고 있다.

‘노무현의 그림자’와
‘리틀 노무현’의 맞짱?

문 고문과 김 지사는 각각 ‘노무현의 그림자’와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만큼 정치적으로 친노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한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문 고문이 차기 대선주자, 김 지사가 차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 판세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공직자 신분에 2년이라는 임기가 남아있고 문 고문과의 경쟁은 가능한 묻어두고 협력하고 연대한다는 방침이어서 그간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 지사가 돌연 지난 19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나오라고 하면 죽을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문 고문님의 권력의지는 테스트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내가 경험한 문 고문은 예전 기준으로 보면 대통령감은 아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서 문 고문이 주목받을 수는 있다”라며 “그래도 세력과 사람이 붙어야 (대권 도전이) 가능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주변 인사 이외에 다른 세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한 것이다.

또 “문 고문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국정을 주도한 분들이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육두품에 속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135~155석 사이의 국회의원 의석수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그 중 절반은 문 고문이 아니라 나를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도 했다.

누가 듣더라도 정치적으로 상당히 예민한 발언을 한 것이다.

이어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각각 “대가 약한 것 같다. 대선에 어떻든 참여할 것” “아버지의 후광만으로는 안 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장과 남해군수로 시작해 장관을 거쳐 야권의 불모지에서 선출직 도지사로 당선되며 자수성가형 정치를 한 자신의 비교 우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간조선>은 기사 마지막에 ‘김 지사가 인터뷰 이후 사석임을 전제로 하는 얘기였으니 보도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결국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한 김 지사의 사적인 발언을 <주간조선>이 까발렸음을 자인한 셈이다.

대선주자 평가
비교우위 강조?


김 지사의 발언이 문 고문을 폄훼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실제로 논란이 일자 김 지사 측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지사는 보도가 난 뒤 문 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간조선> 기자가 찾아와 사석에서 한 말이 보도가 됐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고 하니 양해해 달라”고 사과했다.

김 지사는 <주간조선> 취재기자에게도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 21일 “<주간조선>과 정식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서울에서 아는 기자가 찾아와서 손님을 대접하는 차원에서 예의상 저녁 때 잠시 만났을 뿐이다. 사석에서 한 말을 기사로 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라고 했다면 사람에 대한 평가를 그런 식으로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주간조선> 측은 “오래 전부터 김 지사 측과 협의해서 인터뷰 날짜를 잡았아 두시간에 걸쳐 했다”며 정식 인터뷰라고 주장했다.

기사를 쓴 기자는 “인터뷰가 끝난 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김 지사가 전화를 해서 전체 내용을 기사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그의 심중을 드러내는 발언이어서 애초대로 기사화했다”며 “내용이 곤혹스러워서 김 지사 쪽에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 관계자는 “공식적인 인터뷰가 아니었고 기자가 계속 기다리고 있어서 (지사님이) 밥 먹는 데라도 가겠느냐 물어서 같이 간 것으로 안다. 시간도 2시간이 아니라 1시간 정도”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측 “득 될 것 없다” 해프닝으로 여겨 무대응 방침
“무슨 대선출마를 <주간조선>과 하겠는가?” 법적대응 시사


문 고문 측은 일단 해프닝으로 여기면서 무대응 한다는 방침이다. 김 지사가 직접 전화해 해명한데다 대응해봐야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 고문 측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총선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대선 관련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경쟁관계라기보다는 동지적 관계”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 측도 해프닝으로 규정짓고 있다. 문 고문을 견제하고 야권분열을 노리는 보수 진영 음모론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의 의도된 노출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보도를 방패로 삼았지만 인터뷰 내용은 김 지사의 속내가 아니냐는 것.

이는 2014년이면 지사직 임기가 끝나 차차기 대선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 지사가 가시권에 들어온 차기 혈투에 뛰어들었다는 관측이다.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이와 관련 “김 지사가 다소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지만 국민들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파전으로 흐르고 있는 차기 구도에 김두관이라는 변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가 예측하기도 했듯이 이러한 점을 노린 김 지사의 의도된 노출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자의든 타의든 김 지사는 단숨에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존재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문 고문의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야권의 차기 인재풀을 다양하게 만드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한 4·11 총선 이후 정국에서 ‘선발투수’인 문 고문의 지지율이 하락 또는 답보상태를 보일 경우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대체재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현재의 판세를 본다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지사의 생각이 <주간조선>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김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 분열” “왜 <조선>과 인터뷰 했느냐” “비보도라고 해도 <조선>의 정치적 의도를 알면서 이야기 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인터뷰 내용과 <주간조선>의 보도 행태에 관해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보도내용 전면 부인
해당기자 연락 두절

김 지사는 논란이 인 다음날인 22일 창원 불모산터널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강한 불쾌감과 함께 법적대응 의사를 밝혔다.

거듭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람 망신을 주고 인간적으로도 참…”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무슨 대선출마를 <주간조선>과 하겠는가? 한번 생각을 해 보시라”며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문 고문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주간조선>이 이간질하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문 고문님이나 저나 <주간조선>에 놀아날 수준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기자들에게 “‘사이비기자’를 비판해 주시라”는 부탁까지 했다.

김 지사는 “해당기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데, 조치할 계획”이라며 “녹취를 했고, 녹취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과 법적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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