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실종 40대 엿새 만에 구조

2012.01.04 10:20:00 호수 0호

나흘 혹한 버텨…”기적의 생환”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설악산 등반 도중 실종된 40대 등산객이 신체 장애와 영하 20도 안팎의 혹한을 이겨내고 나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지난달 26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국립공원 소속 헬기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36분께 인제군 북면 영신암 인근 계곡에서 박모(44ㆍ경남 진주)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발견 당시 박씨는 입산이 통제된 계곡 인근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씨는 구조 헬기가 텐트 주위를 수차례 선회하자 밖으로 나와 호응했다.

구조된 박씨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탓에 손ㆍ발 동상과 탈수 증세를 보였으나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박씨는 한쪽 팔이 불편한 신체 장애인이다.

박씨는 하산 중 길을 잃었고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을 내려오다가 수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설악산 소공원을 통해 입산했다. 이튿날인 21일 가족들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힘들어서 백담사 쪽으로 하산하겠다"고 연락하곤 소식이 완전히 끊겼다.

박씨 가족은 23일 오후 119 등에 실종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서 박씨의 스타렉스 승용차를 발견했다.

또 박씨가 비선대를 통해 입산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난된 것으로 판단, 이날부터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 나섰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한 소방당국과 설악산사무소 측은 인원 100여 명을 동원해 영하 20도 한파를 극복하며 필사의 수색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이날 수색 내내 좋지 않았던 기상상태가 호전됐고 구조헬기를 투입한 지 1시간여 만에 박씨를 찾는 데 성공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발견 당시 약간의 탈수 증세가 있었고, 하산 과정에서 계곡에 빠져 손과 발에 동상이 걸렸다"며 "박씨가 그나마 텐트와 침낭 등 겨울 산행 장비를 갖췄기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구조가 하루 이틀 지체됐다면 큰일날 뻔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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