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L양 미니인터뷰

2011.12.19 09:40:00 호수 0호

“나는 언제나 레즈비언으로 살지는 못했다”

시작은 양성애부터 그러나 남자와는 만남을 지속할 수 없어…
세상엔 성소수자가 ‘존재한다는 것 만이라도 알아주길 바라…



- 동성애로 눈을 돌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주변에 동성애자가 없었고, 그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학창시절에는 단순히 양성애적 성향이 강한 이성애자 인 줄 알았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의 경우에는 호감에서 마음이 끝나버린다는 것 이였다. 만남을 지속 할 수 없었다. 사실 이 문제가 내가 동성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나.
처음엔 양성애자, 즉 바이란 이름으로 카페도 가입하고, 레즈비언 커뮤니티에도 가입을 하면서 활동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실제적으로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궁금한 점들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채팅은 매우 열심히 했다. 그러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첫 만남이 생겼다.
그렇게 만난 그 아이의 눈웃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때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 동성애자라는 사실로 불이익을 당한 적은?
최근 종로에서 발생한 동성애자 무차별 폭행이나 여성의 경우 교정강간 등의 두려움이 있긴 하지만 특별히 불이익을 받아본 적은 없다. 다만 “넌 정상 아니잖아” “너 여자 아니잖아”라는 불편한 언행들은 있었다.

- 동성애를 감추고 이성교제를 시도해본 적은?
있다. 나는 레즈비언이지만 언제나 레즈비언으로 살진 못했다. 부모님께, 주변사람들에게 평범한 딸로 평범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어서 또 나를 부정하며 억지로 남자친구를 사귄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한 후에 더욱 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만 확신했을 뿐이다.

-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은 언제 느끼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대화 중 동성애 관련 이야기가 나오거나 동성애를 다루는 TV프로그램을 볼 때, 다뤄지는 내용과 나오는 말들이 저급해서 나를 더 슬프게 한다.


- 한국에서 레즈비언으로 살아간 다는 것은 어떤가.
언제쯤 저와 같은 성소수자들이 원하는 세상이 올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사는 동안은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그나마 음지에서라도 우리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 한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소수자들을 이해해 달라는 건 아니다. 다만 그냥 저런 사람들도 존재 하는구나 라고 인식만 해줬으면 좋겠다.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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