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치는 스폰서 교제족 실태

2011.11.18 09:55:00 호수 0호

명품만 사주신다면 마음도 몸도 모두 드리겠어요!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아무리 불경기가 심해도 명품 욕구는 멈출 수 없다? 명품을 사기 위해 돈 많은 남성들과 적당히 즐기고 돈을 받는 ‘스폰서 교제족’이 더욱 번져가고 있다. 스폰서 교제족은 일본에서 성행한 10대 소녀들의 ‘원조교제’가 20대 여성으로 옮겨 붙은 케이스. 명품이란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한 자금마련 목적이 조금 다를 뿐 교제 내용은 원조교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돈 많은 ‘스폰남’을 만나 적당히 즐겨주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명품 걸치면 자신의 가치↑…스폰 거부 안 해
나이트와 가라오케, 룸살롱 등지서 스폰 구해

‘스폰서 교제족’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명품으로 치장함으로써 스스로 명품이 된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즉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지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전통적 사고관보다는 명품브랜드로 꾸미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20대 여성 중에서 최고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가의 많은 여대생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스폰서 교제를 한다는 것은 충격적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 K대의 한 남학생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명품브랜드의 새 상품으로 꾸미고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돈이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머리핀에서 속옷,
양말까지 명품



같은 대학의 한 조교는 “상품을 선전하는 모델인지 학생인지 분간이 안 간다. 여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같은 화제는 명품브랜드에 관한 것이다. 이들은 역시 명품으로 치장한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짝퉁(가짜 명품)을 갖고 다닐 경우 주변에서 따돌리기 때문에 어떻게든 명품을 가지려 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이렇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은 여대생들을 ‘LG’라 부른다. LG란 ‘Luxury―Generation’의 약자. LG는 명품 한두 개를 갖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지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몸에 걸치는 것은 머리핀에서 속옷, 양말, 향수에 이르기까지 전부다 명품이어야 진정한 LG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LG는 대학캠퍼스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들이 스폰서 교제족이 되기를 주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영향은 역시 매스컴. S대의 한 여대생은 “연예인처럼 화려하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라며 “물질적으로 풍요해 보이는 연예인들 모습을 닮아감으로써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한다.

스폰서 교제족이 남성을 고르는 주요 장소는 ‘물 좋다’는 유명 나이트클럽과 가라오케. 일부는 룸살롱을 기웃거리기까지 한다. J대학의 P양(21)의 경우 가라오케 웨이터의 소개로 모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남자를 알게 되어 그와 스폰서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는 경험이 많은지 먼저 자연스럽게 스폰서교제 제의를 했다고 한다.

이들이 명품을 조달하기 위해 마련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명품계. 명품계는 이들 스폰서 교제족 뿐 아니라 일반여성들 사이에서도 필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나 용돈을 매달 30만원씩 모아 계원 중 한 사람이 해외에 나가게 되면 각자가 주문한 명품목록에 따라 면세점에서 수천달러씩 무더기로 쇼핑을 해온다.

값이 싸고 종류가 다양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에게 국산품애용이니 외화절약이니 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유치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스폰서를 구하는 여성들이 원하는 상대는 특별한 조건이 없다. 그저 자신의 허영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으면 된다. 나이나 결혼 따위는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B양(23)은 “아직 졸업 하지 않는 친구들 중 값비싼 명품을 사려는 욕망에 스폰서 교제를 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하는 통에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명품계’ 들어
해외서 쇼핑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로 자신의 스폰서를 곧 자신의 능력이라 생각해서 얼마만큼 능력 있는 스폰서를 두고 있나를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사실 스폰서에게 받는 만큼 확실한 서비스를 해줘야 지속적으로 받아낼 수 있어 몸매를 가꾸는 다이어트는 기본이고 침실테크닉을 위한 특별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대생 L양(23)은 “이런 세태가 눈에 심심찮게 띌 정도로 허다하지만 주위에서 손가락질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우리나라를 자주 오가는 일본 비즈니스맨을 상대하는 여대생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과거 일부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인 사업가의 현지처로 고액의 몸값을 받아 명품으로 자신의 품위를 유지해 나간다. 일본인 뿐 아니다. 젊은 여성들이 명품 구입을 위해서라면 ‘외국인스폰서 교제’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회사원 C(26)씨는 남자친구가 있으나 그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 근자에 새 남자를 만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건 아니다. 그는 “돈 걱정 안하고 여유 있게 만날 수 있는 남자를 얼마 전부터 만나고 있다. 물론 결혼목적이 아니라 그저 서로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는 관계일 뿐이다”고 밝혔다.

몸매관리는 기본, 침실 테크닉 트레이닝도
조건·외모만 보고 만났다 몸만 빼앗기기도


이런 만남을 갖는 이들은 주로 경기도 일산이나 파주 등 인적이 드문 구석진 모텔에서 한나절을 즐긴다. 이 데이트 후 스폰서가 내미는 것은 한 장의 신용카드. 스폰서 교제족들은 그 신용카드를 갖고 서울 강남지역 백화점이나 청담동의 명품매장 거리에서 입맛대로 명품을 산다.

서울 강남지역 유명백화점 매장 종업원 L씨에 따르면 이들이 명품점에서 물건 구입 때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물건을 고르는 시간이 짧다는 점과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사간다는 것. 수 백만원의 쇼핑 뒤엔 밤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새로 산 물건을 자랑하며 진탕 논다. 이런 젊은 여성들의 소비문화가 명품열기를 부추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명품을 향한 여성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한편 경제적 조건과 외모만을 따지는 만남이다 보니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고급차와 옷 등 남자의 겉모습만 믿고 만났다가 몸만 뺏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남성의 경우 잦은 사고는 금전거래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다. 아무리 서로 검증을 한다고는 하지만 돈을 전제로 한 만남의 끝은 행복보다 불행의 씨앗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스폰녀들 증가세
성공담도 횡행

그럼에도 스폰녀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손쉽게 돈을 벌고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도 즐겼다는 믿을 수 없는 성공담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인대행 사이트에 ‘건전만남’만 하겠다고 글을 올린 여성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들 중 월 수백만원의 스폰서 제의를 뿌리칠 수 있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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