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골든디스크’ 오사카 개최 논란

2011.10.31 09:55:00 호수 0호

정말 대~단한 ‘골빈디스크’ 나셨다! 그죠?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국내 최고의 음반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내년 1월 일본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가수들의 한 해를 정리하는 안방잔치를 왜 굳이 일본에서 개최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주최 측은 일본이 한류 열풍의 진원지이고 K-pop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국내 팬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골든디스크 일본개최 논란’ 여론이 형성되면서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음반판매량으로 이뤄지는 시상식을 왜 굳이 일본에서?”
“한류 열풍 진원지…반한 감정 만회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한국 가요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골든디스크’가 국내가 아닌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다. 2012년 1월 초 일본 오사카돔에서 제26회 골든디스크가 열릴 예정이다.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 jTBC는 개국 특집쇼로 계열사 행사인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생방송으로 단독 중계한다.

골든디스크는 케이팝 열풍의 중심지인 일본에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하는 동시에 더 스케일 큰 무대를 선보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986년 첫 출범한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1년간 음반 판매량과 음원서비스, 전화 투표 등을 집계해 10명의 가수를 선정해왔고 작년엔 소녀시대가 ‘Oh!’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MAMA)도 지난해 마카오에 이어 올해 11월29일 싱가포르의 대표 공연장인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Singapore Indoor Stadium)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 MAMA가 국내 가수를 섭외해 해외에서 시상식을 가진 적은 있지만 골든디스크가 외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념 좀 챙깁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가요팬들은 댓글, SNS 등을 통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류 열풍도 좋지만 국내 시상식을 일본에서 개최하려는 의도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면서 “칸 영화제를 독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래미 시상식을 일본에서 개최한다고 하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골든디스크의 일본 개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진행 중이다. 청원을 올린 ‘한청’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아무리 우리나라 걸그룹들이 한류를 주도하고 있고 급성장하고 있지만, 골든디스크는 국내 직수입반이 아닌 이상 해외에서의 음반판매량은 집계에 포함하고 있지도 않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반한류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역지사지로 일본의 유명한 시상식을 한국 내 JPOP의 인기를 확인시키겠다며 한국에서 열겠다고 하면 일본 국민들도 반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10000명을 목표로 현재 3000명에 가까운 네티즌들의 서명을 받으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청원에 서명한 아이디 lgt***는 “골든디스크는 국내 가요계의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인데, 한국 가요계의 중요한 시상식을 일본에서 한다니 말도 안되는 발상이다”며 “일 년 동안 한국가수들의 앨범을 사고 음원을 다운받아 들었던 국내 가요팬들은 눈에 안보이나? 돈은 국내 팬이 쓰고 시상식은 일본 팬이 보는 앞에서 하고 국내 팬들은 TV로 보라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younny***도 “국내와 해외를 잘 구분 못하는 것 같은데 아무리 한류바람이 크다고 해서 국내음반판매집계로 열리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의 뜻까지 묵살시켜 버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언제부터 일본이 국내로 바뀌었는지….여러모로 이미지만 망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아이디 sunflowe***는 “음악축제가 아니라 그나마 권위 있는 한국 가요계의 시상식임을 잊지 말아달라”며 “한류타령을 하는데, 진정한 한류라면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시상식에 일본인이 직접 찾아와야지 우리가 왜 일본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이디 spac***는 “아니 도대체 국내 음반판매량으로 이뤄지는 시상식을 대체 왜 일본가서 하는겁니까? 누굴 위한 시상식인 거죠? 개념 좀 챙깁시다”라며 “돈을 벌고 싶은 거면 외국인한테 표를 팔면 되지. 미국 ACADEMY AWARDS 이런 것들이 일본에서 개최 된적 있나? 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지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일본 팬들은 좋겠네~

이와 반대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국내의 큰 행사를 일본에서 개최함을 계기로 반한류 시위가 커지는 분위기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uuv41***는 “한국 가요가 뜨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한류’가 일본의 힘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며 “그런 곳에서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일 필요성이 있고, 일본 내에 확산되고 있는 반한 감정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아이디 pldd***는 “국내 팬들이 피해를 본 덕에 일본 팬들은 정말 좋게됐다”며 “한국 가수 실컷 보고 시상식까지 일본에서 볼 수 있으니 부럽다는 말 밖에 할말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국내 팬들이 우려하는 것은 국내 시상식이 자칫 외국인들만을 위한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시상식이 해외에서 개최될 경우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하는 가수들은 불참하게 되고 자연스레 국내 팬들과의 공감대도 줄어든다. 지난해 마카오에서 진행됐던 MAMA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을 표방하며 거대하게 열리는 듯 보였지만 행사 종료 직후 알맹이는 없고 허세만 가득했다는 시청자들의 큰 비난을 받아야 했다. 네티즌들은 이와 같은 연장선으로 2011년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바라보고 있다. 한류열풍도 좋지만 행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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