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형제애

2011.10.17 10:55:15 호수 0호

“동생 취직을 위해서라면…”

[일요시사=이수지 기자] 취직이 되지 않는 동생을 위해 토익시험을 대리 응시한 형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0일 동생의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토익 시험에 대리 응시한 보건복지부 7급 공무원 김모(30)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동생 김모(26)씨는 형이 대신 본 토익 성적으로 지난 4월 제약회사 영업직 사원으로 취직했다.

경찰에 따르면 형 김씨는 작년 10월 말 대구면허시험장에서 동생의 운전면허증을 분실했다고 신고하고 자신의 증명사진을 제출해 면허증을 재발급 받았다.
형은 이 신분증으로 며칠 뒤 동생 이름으로 토익 시험을 쳐 730점을 받았다. 동생은 거의 매달 토익 시험을 쳤지만 토익 500점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취업이 급해 형이 대신 응시해 준 성적표를 쓰기로 했다.

형의 빗나간 사랑은 지난 9월 동생이 위조된 운전면허증 사진을 바로잡기 위해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면허증을 재 발급받는 과정에서 들통났다. 동생이 새로 제출한 사진과 기존에 있던 형의 사진이 다르다는 점을 눈여겨본 면허시험장 직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형은 경찰에서 “동생이 토익 성적 때문에 괴로워해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했다”고 범행을 자백하면서 마지막까지도 ‘동생에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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