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전당’ 국회의사당의 모든 것 완벽해부

2011.10.13 09:35:00 호수 0호

‘태권V’는 이미 출격 완료! 현 가치는 ‘3조원’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여의도 정치시대를 연 현재의 국회의사당이 문을 연 지 올해로 36년이 됐다. 국회의원 299명 뿐 아니라 공무원과 출입기자 등 국회에 출입하는 사람은 수천 명에 이른다. 방대한 규모의 국회의사당은 다양한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다.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모든 것을 전격 해부해 봤다.

1975년 ‘동양 최대’의 의사당, 당시 건설비는 총 135억원 
정문 해태상 두 마리 밑, 백포도주 봉인 100년 후 개봉

국회의사당은 의사당 부지 3만3580m²에 건물면적 8만1452m²인 지하1층 지상7층의 석조건물로서 단일 의사당 건물로서는 동양 최대의 규모다. 6년의 공사 끝에 1975년 8월에 준공됐으며 현대식 건물양식에 한국의 전통미를 가미했다.

같은 해 9월22일 이전을 마친 의사당에서 제94회 정기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정일권 당시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모든 정치적 쟁점이나 정책적 대결은 타협과 협상, 토론과 절충을 통해 이상적인 합의점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의 정성어린 새 의사당에서 진정한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정치의 본산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 묵은 와인맛은?

1969년 7월17일 21주년 제헌절을 맞아 착공한 국회의사당은 준공 당시 총 135억원이 건축비로 소요됐고 이는 당시 한해 예산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었다.

이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부지 공시지가 33만㎡ 넓이의 1조2198억원과 건물 등 총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 됐다. 대형 국책사업을 통해 탄생된 것이었다.

국회의 상징이기도 한 아치형 돔은 지금은 회녹색이지만 시공 당시에는 동판 자체의 붉은 색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판이 녹슬어 점점 지금의 색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밑지름이 64m이고 무게가 1000t이나 되는 이 육중한 돔은 회백색의 처마와 파라펫, 높직한 기단과 8각 기둥의 24개 각주가 받치고 있다. 높이 32.5m, 24개의 각 각주는 24절기를 상징하며, 전면의 기둥 8개는 우리나라 전국 8도를 상징한다.

의사당을 둘러싸고 있는 24개의 기둥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뜻하며 돔 지붕은 국민의 의견들이 찬반토론을 거쳐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진다는 의회민주정치의 본질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국회를 둘러싼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국회 정문 좌우에는 해태상 두 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해태상은 의사당이 문을 열 당시, 해태제과(현 ㈜크라운·해태제과)가 3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준공기념으로 기증한 조형물이다.

이는 해태제과측이 ‘시비곡직을 가릴 줄 아는 영수(똑똑한 짐승)’로 알려진 해태가 의회 민주정치의 상징이 되길 바라는 취지로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해태상에는 또 다른 의미와 비밀이 있다. 해태상 밑 깊숙이 와인이 봉인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태제과가 1976년 발간한 <해태30년사>에 자세히 나와 있다. 당시 해태제과는 “해태주조㈜의 생산제품인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해태상 아래에 36병씩 72병을 묻어 넣었다”고 밝히고 있다.

해태상 자리에 10m 정도 땅을 판 뒤, 그 안을 석회로 둘러싸고 특제 항아리를 넣어 백포도주를 한 병 한 병씩 석회로 감싸 항아리 안에 넣고 봉했다는 것이다.

백포도주를 묻은 이유에 대해 해태제과는 “해태가 예로부터 화기를 쫓는 호신상이고 백포도주는 화기를 삼킨다는 고사에 따라, 모처럼 순수한 우리 기술진만으로 설립된 의사당을 영구히 보전한다는 뜻에서 백포도주를 묻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100년 뒤인 2075년에 와인을 개봉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36년 전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와인의 100년 뒤 맛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또 다른 뒷이야기로 국회의사당 돔이 반으로 쩍 갈라지면서 ‘로보트 태권브이(V)’가 출동한다는 말은 국회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들도 알고 있는 낡디 낡은 농담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태권브이가 이미 국회 천장을 뚫고 출동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한겨울 폭설을 뚫고 말이다.

태권브이의 비밀스런 출동 사건은 올 1월 폭설이 가득한 가운데 일어났다. <로보트 태권브이>의 실사영화를 제작하는 ‘㈜로보트 태권브이’사가 이군현, 최문순 강원지사(당시 민주당 의원)와 함께 진행한 ‘전설의 돔’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프로젝션 매핑’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국회의사당에 빛을 쏴 로보트 태권브이가 격납고에서 출격하는 모습을 미디어 아트로 연출했다.
 
태권브이가 국회에서 출동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한다는 설정이었다. 당시 굵은 눈발이 가득한 가운데 문화예술계 인사,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정작 본 행사에서는 눈이 너무 많이 와 리허설 장면이 더 또렷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또 다른 사연으로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에서 추악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자 ‘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제기됐다.
 
국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은 곳은  조선시대 궁녀들의 공동묘지로 알려진 ‘양말산’이었다 귀띔했다.
 
이에 국회사무처가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사당 뒤편에 거대 ‘남근석’을 세워 여인들의 한을 달랬다는 것. 이어 그는 국회에 처녀귀신이 출몰했단 소문도 터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태권브이는 이미 출격

이밖에도 1993년에 국회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며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동물원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회 후생관 근처에 위치한 동물원에는 당시 최고 스타 ‘꽃사슴 3마리’를 비롯, 오골계와 공작 등 10여 종류의 조류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조류독감이 번지며 예산 등의 문제와 겹쳐 문을 닫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국회 속 동물원은 역사 속 추억으로 묻혔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국회지만 오랜 역사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것을 증명하듯 국회를 둘러싼 각종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국회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일반인들에게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국회가 조금이나마 친근하고 가까운 민의의 전당으로 다가 설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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