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욱 전 피죤 사장 청부폭행사건 수사 급물살

2011.10.06 09:20:00 호수 0호

사주한 임원 “꼬리냐, 머리냐?”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이은욱 전 피죤 사장 폭행사건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조직폭력배 3명을 검거한 데 이어 폭행을 사주한 피죤 임원까지 잡아들였다. 수사 역점은 어느 선에서 청부가 이뤄졌는지에 맞춰졌다. 만일 이 전 사장의 주장대로 이윤재 회장이 연루돼 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일각에선 그러잖아도 비틀대고 있는 피죤이 아예 주저앉아 버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폭력배 3명과 폭행 사주한 피죤 임원 구속
이윤재 회장 연루 사실 드러나면 피죤 ‘폭삭’

지난달 5일 밤 11시45분.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이 귀갓길에 괴한으로부터 피습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집근처에 도착한 이 전 사장은 인기척은 느끼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오른쪽 관자놀이에 묵직한 충격이 가해졌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괴한 2명은 이 전 사장의 왼쪽 팔을 비틀어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리고 가슴과 얼굴을 사정없이 구타했다. 순찰 도중 외마디 비명을 듣고 달려온 경비원의 신고로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이 일로 이 전 사장은 얼굴과 가슴, 팔 등에 전치 3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이 회장 연루에 주목

당시 아파트 출입문 경비원은 오후 6시 퇴근한 상황이었다. 폭행 장소는 CCTV의 사각지대였다.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범행이었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의 아파트 주변 CCTV 7개의 녹화물을 확보,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그 끝에 경찰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광주 조직폭력단 무등산파 소속의 남성 3명을 붙잡았다. 그리고 이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피죤 임원 김모씨를 지난달 27일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김씨가 폭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으며 김씨도 이를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시선은 이윤재 피죤 회장이 이번 일에 개입됐는지 여부에 맞춰졌다. 이 회장은 이 전 사장과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피죤 사장에 취임한 이 전 사장은 창업자 일가의 전횡을 지적하면서 이 회장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직 당시 이 전 사장은 이 회장에게 잦은 직원 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 법인에 대한 막대한 인건비 지원과 관련해서도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결재한 내역을 추적하다 이 회장이 1000만원 이상의 결재를 모두 단독으로 처리한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6월 이 전 사장은 돌연 해임됐다. 취임한 지 불과 4개월만의 일이었다. 이 전 사장은 현재 이 회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및 부당해고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소장에서 창업주 일가의 부당 해고와 부당 인사, 회삿돈 횡령,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혐의를 입증하는 구체적 증거를 다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이 회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폭행을 사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사장이 피습을 당한 1시간여 뒤 이 전 사장과 함께 피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모 전 상무가 협박 전화를 받은 사실은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했다. 김 전 상무는 “새벽 1시께 한 남성이 집으로 걸어와 ‘이은욱 당한 거 알고 있느냐. 빨리 합의해라. 당신에게 가족도 있지 않느냐’고 겁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상무는 “전화를 바로 끊고 이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협박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경찰도 이 회장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어제 9시간에 걸쳐 이 회장에 대한 장시간의 소환조사를 마친 후 구속 영장 청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죤은 현재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등 이 회장의 엽기적인 경영행태가 알려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슬그머니 제품의 질을 낮추고 가격을 올린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선 피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올 들어 심화되고 있는 실적 악화와 시장점유율 급락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한때 50%에 육박하던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1~2월에 35.8%, 3~4월에 27%로 계속 곤두박질치며 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5~6월에도 전월 수준에서 답보했다.

매각 강경 반대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수사 결과 이 회장의 연루 사실이 드러날 경우 피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아예 주저 앉아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오너가의 퇴진이나 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 회장은 “회사 문을 닫으면 닫았지 (회사를) 절대 팔지 않겠다”는 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상황에선 떨어지는 것엔 날개가 있다는 말은 피죤에게 해당사항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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